제264화
박진섭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난 뒤 침대에 누워 있는 나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핸드폰을 들어 이나은과의 대화창을 열고 문자를 입력했다가 삭제하기를 반복한 나는 결국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바로 그때 이나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밤중에 안 자고 뭐 해요? 핸드폰에 계속 입력 중이잖아요? 뭐 하는 거예요?]
깜짝 놀라서 잠시 망설이다가 이나은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잠이 안 와서 인터넷 보다가 질문 하나를 봤어요. 한 사람이 대외 계정과 비공개 계정에 동시에 한 남자를 추가했는데 그 남자는 둘 다 좋아한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이 메시지를 보낸 뒤에 어떻게 물어볼지 생각도 안 했는데 이나은의 메시지가 먼저 왔다.
이나은의 대답은 아주 단호했다.
[쓰레기!]
말문이 막혔지만 다시 메시지를 입력했다.
[만약 대외 계정이 이미 없어졌다면요? 그 남자 머릿속에는 추억 속의 사람이 되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남자가 비공개 계정에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쓰레기예요?]
[?]
이나은은 물음표를 하나 보냈다.
[내 생각에 인터넷 질문이 이런 식으로 흘러가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이만 자요. 잘 자요.]
핸드폰을 내려놓은 나는 졸음이 몰려왔다. 그래서 복잡한 생각들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다음 날 일어나니 박진섭은 이미 회사에 간 상태, 나는 아침을 먹은 후 거실에서 인터넷으로 살 집을 알아봤다. 그때 핸드폰에 갑자기 메시지 하나가 떴다.
[안녕하세요. 손희진입니다. 만나고 싶습니다.]
곧이어 보내온 두 번째 메시지에는 만날 장소와 시간이 적혀져 있었다. 장소가 술집인 것을 본 나는 문득 이전에 박진섭과 통화할 때 손희진이 나를 놀리며 자랑하던 말이 떠올랐다.
메시지를 보내고 옷을 갈아입은 후 유은수에게 집을 보러 간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손희진이 말한 술집에 도착한 나는 한눈에 바로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손희진은 바 옆에 앉아 있었다.
늦은 시간대가 아니었기에 술집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어두운 조명, 심지어 바텐더조차도 심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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