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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송정우의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눈빛을 잠시 바라보던 나는 침묵하며 송정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저는 강연아라고 합니다.” “송정우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뒤 손을 거두고 몸을 돌렸다. 송정우가 뒤에서 나를 계속 바라보는 것을 느꼈지만 일부러 신경 쓰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겼다. 경매장을 나와 박진섭이 전화를 끝내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조용히 말했다. “우리 이제 가자.” “왜?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가자.”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박진섭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간간이 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제 박진섭이 가져갔던 그림들이 떠올라 한마디 물었다. “내가 그렸던 그림들, 봤어? 필요 없으면 돌려줄 수 있을까?” “아직 안 봤어. 회사에 가져갔어. 나중에 가져다줄게.” “회사에 가져갔다고?” 나는 약간 놀랐다. 박진섭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으려는 찰나 누군가가 웃으며 다가와 그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두 명의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내 쪽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강연아 씨죠? 경매장에서 봤을 때부터 궁금했어요. 정말 예쁘시네요.” “감사합니다.” “어머, 혹시 박진섭의...?” “우리는 그냥 친구예요.” “친구요?” 그중 한 명이 웃으며 말했다. “아닌 것 같은데요? 방금 그 팔찌, 박진섭이 돈을 대신 낸 거 아니에요? 그런 허름한 팔찌를 2억 원에 사다니... 그 정도 돈을 쓰는 친구라면 그냥 친구라고 하기엔 좀 그렇잖아요. 돈을 그냥 버리는 것 같던데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른 한 명도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그리고 그 팔찌, 완전히 낡고 별 볼 일 없는 것 같던데... 무슨 기념 가치도 없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비싸게 산 거예요?” “그냥 눈에 들어왔어요. 가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어요.” “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박진섭 곁에 있는 여자답네요.” 또다시 그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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