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임준호가 사람들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강성 시내의 빌딩 숲속에 숨은 고풍스러운 저택이었다. 겉보기엔 큰 규모가 아니었지만, 안으로 들어서니 조각으로 장식된 벽과 거실, 그리고 옆에 심은 꽃과 나무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겼다.
임준호는 일단 김경애를 거실로 모셔가 앉았다.
“어르신, 잠시만 기다리시면 박 대표님께서 곧 오실 겁니다.”
“그래, 괜찮아. 난 기다릴 수 있어.”
김경애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다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김경애를 보면서 생각했다.
이제 박진섭 옆에 있게 되었으니 당분간은 위험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호기심에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이곳은 마치 도시 한가운데 따로 마련된 공간 같았다. 공기 중에서도 은은한 향기가 돌았다. 박진섭 같은 냉철한 사람이 이런 집에 산다는 건 조금 의외였다.
게다가 전에 박진섭을 따라갔을 때, 박진섭은 회사랑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박진섭같이 돈이 많은 사람이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다고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내가 꽃을 관찰하고 있을 때 남자 구두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고개를 들자 박진섭이 임준호와 함께 거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그래, 박 대표.”
“앉으시죠.”
박진섭이 앉으라는 손짓을 하고 자리에 앉자 김경애도 자리에 앉았다.
김경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박 대표가 임 비서까지 시켜 날 이리로 부른 걸 보니,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지연이 일 때문입니다.”
그 이름을 들은 김경애의 눈에 빛이 돌고 정신이 들었다.
“뭐라고? 지연이 소식이 있나? 지연이는 지금 어디 있나.”
나는 박진섭을 바라보았다.
박진섭은 당장이라도 김경애 앞에서 내가 죽었다는 것을 얘기할 것 같았다.
하지만 박진섭은 김경애에게 이 소식을 공유할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왜 며칠 만에 갑자기 생각을 바꾼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거실로 날아간 순간 박진섭이 얘기했다.
“지연이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경애는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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