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박진섭은 진성연의 말을 듣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
“알았어, 넌 이젠 돌아가야지.”
“안 갈 거야. 집에 있을 필요가 없어. 마침 강지연이 이런 꼴이 됐으니 네가 언제쯤 그 사람을 찾을지 지켜볼 거야.”
진성연은 말을 마치자 그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으며, 쫓아내려 해도 안 떠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박진섭은 그를 한 번 흘끗 보고는 내쫓지 않았지만 진성연과의 대화도 이어가지 않았다.
둘 사이에 갑자기 침묵이 흘렀다. 박진섭은 피곤해 보였고, 멍하니 앞을 내다보고 있을 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진성연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결국 박진섭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강지연이 정말 죽었어?”
그는 무심코 질문을 내던졌다. 나는 박진섭이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는데 얼떨결에 진성연의 붉어진 두 눈을 바라보며 멍해졌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모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박진섭이 왜 나에게 그런 깊은 감정을 품고 있는지, 임준호가 말한 내가 그를 잊은 시점이 언제인지, 그리고 진성연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나는 진성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진성연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나를 언급했는데, 약간의 오해가 있었을 뿐 내 죽음 소식에 믿기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
그가 송시후를 패던 것도 박진섭 때문만이 아니라, 나를 위한 복수심에서였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박진섭을 바라봤는데 그는 멍해진 채 넋을 놓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지연이는 죽었어.”
“...”
또 한 번 침묵이 흘렀다.
그때 박진섭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려 퍼지며 진성연의 생각을 끊어버렸다.
진성연이 고개를 돌리자 박진섭은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저에게 주신 전화번호에 따라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만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유일한 특이점이라면 전에 강유나 씨와 한 학교였습니다. 그러니 강지연 씨와도 같은 학교였죠.”
“이름이 뭐야?”
“이운재라고 합니다.”
“지금 어디에 있지?”
임준호의 목소리가 잠시 망설임을 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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