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밖으로 나가려던 송시후는 강유나의 부축을 받으며 굳어진 듯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고개를 돌렸지만 그 온전치 못한 시신을 애써 외면하려 했다.
그에게 지금 머리와 하반신이 없는 나는 마치 도마 위에 놓인 고깃덩이처럼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상관없는 존재였을 것이다. 그는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어쩌면 그 모든 것은 그의 하찮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아기의 시신을 보고 그저 몸을 떨기만 했을 뿐, 지금처럼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순전히 아기에게는 적어도 얼굴과 몸통이 남아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온전치 못한 모습이었다.
마치 내 마음처럼, 산산이 조각난 모습이었다.
법의관은 박진섭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
“박진섭 씨,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박진섭은 발걸음을 옮겨 다가갔고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그는 떨리는 손을 뻗어 시신을 만지려 했지만 법의관 보조에 의해 제지당했다.
보조는 불안한 시선으로 법의관의 눈치를 살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박진섭은 격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애처로운 울음 섞인 어조로 간청했다.
“혹시 그녀의 오른쪽 팔 뒤쪽을 자세히 살펴봐 주시겠습니까? 봉합된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법의관은 잠시 머뭇거리다 조수에게 눈짓을 보냈고 조수가 확인한 결과 박진섭이 그토록 익숙하게 알고 있는 봉합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역시나...”
그는 나지막이 읊조리며 마치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송시후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박진섭! 강지연 그 여자는 거짓말이나 일삼고 남을 속이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여자야. 도대체 왜 네가 그 여자에게 그토록 매달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게다가! 겨우 봉합 자국 하나만 가지고 그게 그녀의 시신이라고 단정 짓는 거야? 헛소리 집어치워. 이 모든 것은 강지연이 꾸며낸 일에 불과하다고. 그녀는...”
송시후는 그럴듯한 논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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