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화
‘말도 안 돼.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고? 그럼 내 스케치를 훔쳐 간 인간은 누구지?’
“다만 조사 중에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캐서린의 다른 제자들도 스케치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요. 그래서 조사를 더 해봤더니 캐서린이 아주 오래전부터 학생들의 스케치를 훔쳐 가 몰래 팔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아마 온시연 씨도 그중 하나를 사들인 거겠죠. 그런데 그게 하필이면 나연 씨 스케치였고요. 자세한 건 메일로 보냈으니 확인해 보세요. 캐서린이 스케치를 팔고 있었던 증거는 찾았지만 아쉽게도 온시연이 사들인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계속 수고해주세요. 분명히 증거가 될 만한 게 있을 거예요.”
“네.”
전화를 끊은 후 나는 바로 메일을 확인했다.
나는 남자가 찾아낸 증거들을 비밀번호가 3중으로 걸려있는 클라우드 안에 넣어두었다. 그러고는 늘 그렇듯 흰 천으로 작품을 가린 후 사무실을 나섰다.
한시라도 빨리 온시연을 만나 그녀가 내 작품을 카피했다는 증거를 찾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본가로 가보니 온시연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때 친구로부터 온시연이 파티에 오기로 했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회사가 위태위태한 상황인데도 그녀는 파티로 가 즐길 생각밖에 안 하고 있다. 결혼식 전날에 도망쳤던 것처럼 그녀는 여전히 책임감이라고 없었다.
마침 온시연이 가기로 한 파티에 나도 초대됐던 터라 나는 예쁘게 꾸민 후 파티장으로 향했다.
파티장에 도착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단번에 내게로 주목됐다.
몸매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흰색 드레스에 목선이 훤히 보이도록 묶은 머리, 거기에 흰 피부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루비 목걸이까지, 시선이 안 갈 수가 없는 외관이었다.
“저 여자 온씨 가문의 둘째 아니야? 언제 귀국했대?”
“온씨 가문은 무슨. 파렴치한 짓을 저지른 것 때문에 온씨 가문과 연을 끊은 지가 언젠데. 지금은 그냥 일반인이지.”
“그런데 일반인은 파티에 참석 못 하잖아?”
“어디 남자라도 꼬셔서 몰래 들어왔나 보지. 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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