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심장이 내려앉는 걸 느꼈다.
손끝이 떨려 제대로 글자조차 입력되지 않았고 겨우 입력한 문장은 단 한 줄이었다.
[당신, 지금 뭐 하려는 거야?]
하지만 상대는 더 이상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급히 그의 프로필을 눌러 확인했다.
막 개설된 따끈한 계정.
IP는 철저히 암호화되어 있었고 이름도 사진도 없이 그저 회색 실루엣 하나만 덩그러니 떠 있었다.
섬뜩할 만큼 조용한 그 계정 창을 닫고 나는 지체 없이 그 정보를 서지훈에게 넘겼다.
[지훈아, 이 계정도 좀 뒤져줘. 뭔가 이상해.]
연락을 마치자마자 나는 곧장 차를 몰고 박씨 본가로 향했다.
희망이가 지금 이 순간, 무사히 잘 있다는 걸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도무지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하필 퇴근 시간대였다. 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처럼 꽉 막혀 있었고 나는 초조함에 시도 때도 없이 경적을 울리며 앞차를 재촉했다.
하지만 아무리 울려봐야 차들은 미동도 없었다.
나는 조급한 마음에 핸들을 움켜쥔 손에 힘을 줬고 곧장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 같으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받던 전화였지만 이번엔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연결할 수 없습니다.”
그 안내 음성이 나오는 순간, 나는 핸들을 쥔 손에 식은땀이 맺히는 게 느껴졌다.
속이 뒤집히고 당장이라도 차에서 내려 뛰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 앞차들이 아주 조금씩 움직이며 틈이 생겼다.
나는 망설임 없이 액셀을 밟아 그 틈 사이로 차를 밀어 넣었다.
그 후로는 차가 제법 움직였고 나는 신호도 무시한 채 박씨 본가 쪽으로 차를 몰아붙였다.
정신없이 달려 도착한 박씨 본가.
나는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려 들어갔고 현관 앞에서 마주친 집안 아주머니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
“사모님, 어르신 두 분이 작은 아가씨를 데리고 산책 나가셨어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하지만 나는 그런 말로 안심할 수 없었다.
집 앞으로 팬들이 쫓아온 적도 있었고 그런 광기를 직접 겪어본 이상, 그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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