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고등학생 시절에 갑자기 반짝반짝한 액세서리 세트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시내 백화점마다 그런 장신구들을 팔았고 학교에선 여자애들 대부분이 그걸 사서 한 반을 쭉 둘러보면 온통 반짝반짝 빛나는 장신구였다.
나도 물론 엄청나게 좋아했지만 한 번도 사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었고 그땐 내가 워낙 털털해서 다들 나더러 남자애 같다고 했으니 내가 그 반짝거리는 걸 하고 다니면 놀림당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온시연이 벌써 몇 세트를 사버린 상태였으니까 괜히 온시연의 흉내 낸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다.
근데 나는 그 장신구를 정말 너무 갖고 싶었다.
누가 하고 있는 걸 볼 때마다 나는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되었다.
‘내가 하면 과연 어떨까?'
결국 나는 용기를 내서 백화점에 들어갔다.
카운터 앞에서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건지 박지한이 툭 튀어나왔다.
박지한은 진열장 속 반짝이는 목걸이랑 귀걸이들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내게 물었다.
“너 이런 거 좋아해?”
박지한의 말투는 여느 때처럼 담담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말투 속에서 조롱 같은 걸 느껴버렸다.
순간 부풀어 오른 풍선이 터지듯 내 안의 설렘이 순식간에 꺼져버렸다.
나는 이내 이딴 걸 좋아할 리가 없다고 쏘아붙이고는 도망치듯 백화점을 빠져나왔다.
그 후 며칠이 지나고 학교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박지한을 딱 마주쳤다.
박지한은 정교하게 포장된 상자를 하나 내 품에 툭 던지더니 한마디를 남겼다.
“생일 선물이야. 미리 주는 거야.”
그때 내 생일까지는 아직 보름이나 남아 있었기에 나는 박지한의 말이 이상하기만 했다.
집에 돌아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그토록 갖고 싶었던 그 장신구 세트가 들어 있었다.
근데 진짜 놀란 건 그 세트에 박힌 보석이 핑크색이었다는 것이다.
핑크색 세트는 본래 수요도 많고 수량도 적어서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품절됐었다.
심지어 온시연이 갖고 있던 세트 중엔 핑크가 한 개도 없었다.
나는 너무 기뻤지만 차마 그 세트를 하고 밖에 나갈 용기는 없었다.
그러다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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