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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박지한은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똑똑하니까.”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물었다. “그 말은 내가 멍청하단 뜻이야?” 그 말에 박지한의 당당하던 표정이 싹 사라졌다. 그는 당황한 듯 급히 손사래를 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너는 내 눈엔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야.” 그제야 나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손을 흙 위에 얹었다. 컵을 가마에 넣고 난 뒤, 나는 슬쩍 말했다. “몰라. 나 그거 할래. 오빠가 만든 거.” 박지한은 웃으면서 내 머리를 토닥였다. “알겠어.” 컵이 구워지는 동안, 도예 공방의 주인장이 우리를 옥상 정원으로 안내했다. 그녀가 직접 만든 케이크와 커피도 곁들여 내왔다. 나는 단 걸 좋아한다. 딱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내가 저혈당이 자주 오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단 걸 먹고 있을 때만큼은 진짜 행복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박지한이, 정말 사람 같았던 유일한 순간. 고등학교 때, 학교에선 간식을 반입 금지였지만 나는 항상 가방 안에 사탕이랑 초콜릿을 넣고 다녔다. 그래서 늘 선생님들에게 혼났지만 내 저혈당 문제는 학교 전체가 아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대충 눈 감아주는 분위기였다. 어느 날, 학교에서 큰 검열이 있었고 학생회장이 내 가방을 뒤지려 했다. 나는 당연히 거부했고 그 사람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그는 내 가방을 확 낚아채더니 안에 있는 걸 몽땅 쏟아버렸다. 바닥에 흩어진 사탕과 초콜릿. 그는 내 코앞에서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가식 떠는 공주병이 따로 없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숨이 턱 막혔다. 그때, 박지한이 나타났다. 그는 내 앞으로 성큼 다가오더니, 조용히 나를 뒤로 숨기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만해.” 학생회장은 당황했고 결국 물러나려 했지만 박지한은 끝까지 사과를 받아냈다. 그날 이후, 박지한은 나를 볼 때마다 초콜릿을 한두 개씩 내밀었다. 결혼식 날, 우리 둘이 나눴던 청혼 초콜릿도 아마 그 브랜드였을 것이다. 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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