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송기영의 말에 나는 마음이 놓였다. 송기영의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저절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단독주택 안에는 샤부샤부 양념들이 취향별로 가득 걸려 있었다. “여기서 샤부샤부 가게를 열 생각이에요?” 송기영은 멋지게 머리를 넘기며 전단지를 내밀었다. “네. 지난번 나연 씨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나연 씨 말대로 창업은 신선함이 중요한 것 같아서 이 마을에 샤부샤부 가게를 열려고요. 가게 인테리어도 다 끝났어요.” 나는 멍하니 송기영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렇게 연결지을 수 있지? 보아하니 돈이 부족한 사람도 아닌 것 같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는데 다음번에는 교훈을 얻을지도 몰라.’ “나연 씨도 제 아이디어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투자하실래요?” 나는 그를 한 번 쏘아본 뒤 휴대폰을 건넸다. “얼른 제 휴대폰이나 수리해줘요. 급히 사용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나는 박지한이 나한테 왜 그렇게 많이 연락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따지려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몰랐다. 송기영은 창고에서 많은 공구가 담겨 있는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는 플래시를 켜고 드라이버로 휴대폰 뒷면을 조심스레 떼어냈다. 그의 능숙한 움직임에 나는 희망을 보이기 시작했다. “핀셋.” 송기영의 한마디에 나는 급히 공구함에서 핀셋을 찾아 그에게 건넸다. 송기영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핀셋을 받아 다시 수리하기 시작했다. “지렛대.” 나는 여전히 그의 말대로 공구를 건넸다. “땀.” “적당히 하시죠?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휴대폰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하는 줄 알겠어요.” 나는 어쩔 수 없이 얼굴을 찡그리며 휴지를 그에게 던져주었다. 송기영은 피식 웃으며 스스로 이마의 땀을 닦고는 휴대폰을 원상으로 복구했다. “다 됐어요.” 나는 송기영이 전원 버튼을 누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휴대폰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나는 신나서 벌떡 일어서면서 말했다. “켜져서 정말 다행이에요. 너무 대단한데요?” 송기영이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