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어린이집 안 갔어?”
나는 급히 기사에게 차를 세우라 말하고 내려 문을 열자마자 희망이의 옷깃을 붙잡았다. 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희망이는 애교 섞인 표정으로 내 다리를 끌어안더니 큰 눈을 깜빡이며 애원하듯 바라보았다.
“엄마, 나 혼자 집에 있으면 엄마 보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나도 데려가 주세요.”
나는 화가 나 기사에게 다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희망이는 곧 울음을 터뜨렸다.
“흑흑...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요. 같이 가고 싶어요. 엄마 나 버리는 거예요?”
아이의 울음소리에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원래도 그녀를 떼어놓고 싶지 않았기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날 떠나기로 했던 건데 지금 그 울음소리를 들으니 더욱 떠날 수 없었다.
‘그래. 이 아이가 이렇게 컸는데도 아직 해외에 가본 적이 없으니 이번 기회에 함께 데려가 보자.’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희망이는 기쁜 얼굴로 내 볼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
“역시 엄마가 제일 최고예요. 기사 아저씨, 이제 출발해요.”
나는 속으로 이 작은 꼬마에게 또 당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웃으며 차에 올랐다.
주소연에게 전화해 희망이를 데려왔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다.
비행기는 10시간 넘게 하늘을 날아 목적지에 도착했고 4년 만에 다시 찾은 곳이었다.
도착하자마자 후배 쥴리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그녀는 희망이를 이미 본 적이 있어 희망이도 자연스럽게 ‘쥴리 이모’ 하고 반겼다.
쥴리는 희망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선배님이 가정교사를 구해달라 하신 이유가 바로 이 공주님 때문이었군요.”
나는 쥴리와 함께 그녀가 준비해 둔 집으로 향했고 도착하니 가정교사는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희망이를 그녀에게 맡긴 뒤 나는 쥴리와 함께 스튜디오로 향했다.
쥴리의 발주처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우리는 긴 시간 논의 끝에 몇 가지 기본 설계 방향을 세울 수 있었다.
시간이 늦어 나는 서둘러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도착하자 희망이는 기쁜 얼굴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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