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축하연
축하연의 열기는 밤까지 이어졌다.
젊은 직원들이 들떠서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중 한 장에는 전민호가 강지연의 어깨에 살짝 기대고 주변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부추기는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진의 각도는 묘하게 가까웠고 ‘블루오션 남신·여신 세기의 투샷, 핵심 기술 대성공 기념!’이라는 문구와 함께 순식간에 SNS에 퍼졌다.
지능형 로봇 업계의 선두인 블루오션테크놀로지는 늘 주목을 받았다.
현장 사진이 붙은 그 게시물은 곧 여러 IT 매체와 경제 블로거들에게 공유되며 실시간 검색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며칠째 진태경은 병원에 있었다.
그는 강지연이 자신을 이곳까지 데려온 이상 한 번쯤은 들를 거라 믿었다.
설령 정 때문이 아니어도 인간적인 예의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지 않았다. 사흘 내내 단 한 번도.
무료함을 달래며 휴대전화를 넘기던 그는 뉴스 피드에서 ‘블루오션테크놀로지’라는 제목을 봤다.
무심코 눌렀고 그 순간 화면 가득 낯익은 사진이 떠올랐다.
사진 속 강지연은 옅게 웃고 있었다. 조명이 그녀의 차분한 눈매를 부드럽게 감쌌다.
그녀 곁의 남자는 다정하게 어깨를 기대고 웃고 있었다. 주변의 환호가 화면 밖으로 번져 나올 듯했다.
축하연이라고?
그녀는 자신을 병원에 혼자 남겨 두고 다른 남자와 웃고 있었다. 게다가 그렇게 환하게.
말 못 할 분노가 가슴 밑에서 치솟았다. 이성이 타들어 가는 듯했다.
자신이 다가가면 거칠게 밀어 내던 사람이 다른 남자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가까이 서 있었다.
왜 그렇게 불공평한가.
진태경은 사진 속 그녀의 웃는 얼굴을 뚫어지게 보았다.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렸고 휴대전화를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그때 병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주치의가 보고서를 들고 들어왔다.
“진태경 씨, 이제 몸이 완전히 회복되셨어요. 언제든 퇴원하셔도 돼요.”
진태경은 그를 힐끗 보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더는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는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단호한 걸음으로 병실을 떠났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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