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오래 기다리다
블루오션테크놀로지의 채용 공고가 올라간 지 며칠이 지났지만 메일함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강지연은 최악을 대비해 목표 지역을 인근 몇 개 도시로 넓힐 생각이었다.
그때 반전이 왔다.
이 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찾아가 뵙고 싶다고 했다. 그가 말한 소속은 도심 외곽의 한 정밀 제조 공장이었다.
강지연은 머릿속을 더듬었다. 그 공장은 규모가 작고 기술력도 평범해서 애초에 블루오션의 요구를 맞추기 어려운 곳으로 기억했다.
그런데 전화기 너머의 이 팀장의 목소리에는 이상할 만큼 확신이 서려 있었다.
30분 뒤, 말끔한 정장을 갖춰 입은 이 팀장이 약속대로 블루오션 응접실에 나타났다.
“저희 공장이 며칠 전에 한 그룹에 전액 인수됐어요.”
이 팀장은 미소를 띠고 새로 만든 공장 자료를 내밀었다.
“설비하고 기술 인력이 전면 교체됐어요.”
인수라니.
그 말에 강지연의 의심은 더 짙어졌다.
막 주인이 바뀐 공장은 보통 내부가 맞물리지 않아 관리가 흔들리기 마련이었다. 이럴 때 정밀도가 높은 주문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걸까.
이 팀장은 그녀의 마음을 읽은 듯 차분했다.
“강 팀장님의 우려를 알아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오늘 오후에 시간 괜찮으시면 직접 공장을 둘러보시죠. 우리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 성의는 눈에 보이게 보여드려야 한다고요.”
강지연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으로선 이 제안을 놓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좋아요. 오후 세 시에 가겠어요.”
이 팀장은 차분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표하고 물러났다.
그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차승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누나, 방금 프런트에서 그 사람 봤어. 어느 공장이래?”
강지연이 자료를 건넸다.
차승준은 빠르게 넘겨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외곽 거기? 거의 문 닫는다 싶었는데 언제 인수됐지?”
그는 자료를 내려놓고 두 손으로 책상을 짚은 채 앞으로 몸을 숙였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닌데. 진도 그룹이 요즘 기계 제조 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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