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나도 할 수 있어
역시 그였다.
그 생각이 강지연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마음속엔 파문 하나 일지 않았다.
이 팀장이 그의 이름을 언급했을 때부터 이미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돌아 들어올 줄은 몰랐다.
“진 대표님!”
가장 먼저 터진 건 차승준이었다. 그는 단숨에 앞으로 나서 강지연을 등 뒤로 감쌌다.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거예요!”
차승준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진태경의 시선이 그 손에 고정됐다.
그 손이 유난히 눈에 거슬렸다. 그는 한때 그녀의 남편이었다.
하지만 예전에도 지금도 그녀는 다른 남자의 가까움을 쉽게 받아들였다.
강지연은 그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 진정하라는 뜻이었다.
그녀는 그의 뒤에서 걸어나왔다.
“진 대표님이 이렇게 바쁘신데 작은 공장을 인수하셨다니 의외네요. 그것도 저희 블루오션과 협력하시려고요.”
진태경은 억지로 시선을 차승준에게서 거두었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손가락을 맞물린 채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블루오션은 국내 스마트 테크 분야의 선두주자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진도 그룹은 이제 막 기계 제조 분야에 진입했어. 블루오션과 협력한다면 회사를 빠르게 궤도에 올리고 업계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겠지.”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조리 정연했고 논리에도 빈틈이 없었다.
“이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이야.”
그는 완벽하게 계산된 사업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지연은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정말 이익이 목적이라면, 진도 그룹엔 더 좋은 선택지가 많았을 것이다. 굳이 부도 직전의 작은 공장을 사들여 손수 개편할 이유는 없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연극을 벌이는 이유는 하나였다.
‘나 없으면 넌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필요 없어요.”
차승준이 다시 앞으로 나섰다. 그는 진태경의 말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
“진 대표님의 속셈이 뻔히 보여요.”
“누나, 가자. 진태경 없어도 우리 블루오션 잘 돌아가.”
진태경의 눈매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두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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