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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수라장

진태경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는 이미 감정을 정리했는지 얼굴에 다시 아무 파문도 없었다. “계약은 이미 끝났으니 협력 책임자끼리 한 번쯤 밥은 먹자, 축하도 해야지?” 강지연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필요 없어요. 다른 일이 있어요.” “일 때문이야.” 뒤에서 들려온 진태경의 목소리에는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힘이 있었다. “앞으로 생산 세부는 대면으로 맞춰야 할 게 많아. 아니면 협력 파트너랑 밥 한 끼 먹는 것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드디어 걸음을 멈춘 강지연은 눈을 가볍게 감았다 뜨며 속에 차오르는 불편함을 눌렀다. 진태경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기에 강지연은 뒤돌아선 후 무표정하게 말했다. “좋아요.” 복도 끝에서 차승준이 왔다 갔다 서성였다. 시간이 갈수록 초조함이 더해졌다. 마침내 사무실 문이 열렸다. 강지연이 평온한 얼굴로 나왔고 진태경이 뒤를 따랐다. 차승준은 한 걸음에 다가가 그녀의 팔을 붙잡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괜찮아? 이 사람이 뭐 한 거 아니지?” 무사한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강지연은 고개를 저으며 팔을 뺐다. “괜찮아.” 그러고는 몸을 옆으로 돌려 차승준을 보며 담담히 말했다. “진 대표님이랑 식사 약속이 있어. 후속 협력 논의하러 가야 해.” 곧바로 경계심이 든 차승준은 생각할 틈도 없이 막아섰다. “협력? 더 얘기할 게 뭐가 있어. 내가 같이 갈게!” 진태경의 차가운 시선이 스쳐 갔다. 그는 이런 눈엣가시를 데려갈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차승준은 물러서지 않고 한 발 더 나서며 등을 곧게 폈다. “진 대표님, 잊지 마세요. 블루오션 테크놀로지의 공식 대표는 저예요. 후속 생산 대면은 당연히 제가 나서야죠.” 말은 당당했고 빈틈이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진태경은 눈빛이 잔뜩 어두워져 있었다. 이 식사는 애초에 유쾌할 리 없었다. 세 사람은 결국 조용한 한정식집을 골랐다. 닫힌 방 안의 공기는 짙게 눌려 있었다. 차승준은 그런 기류를 못 느끼는 사람처럼 강지연 곁에 앉아 주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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