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다른 속사정?
그 시각, 블루오션테크놀로지.
차승준은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통유리 창문 앞을 왔다 갔다 했다. 입에서는 욕설이 연신 튀어나왔다.
강지연은 이미 짐을 정리했고 컴퓨터도 꺼버렸다.
강지연의 표정은 평온했고 오후에 벌어진 일 따위는 애초에 없었던 듯했다.
전민호는 말없이 기술 문서 몇 벌을 차곡차곡 정리해 강지연의 서류 가방에 넣었다. 그야말로 손길이 꼼꼼하고 믿음직했다.
차승준은 걸음을 멈추고, 담담한 강지연의 태도를 보자 오히려 속이 더 들끓었다.
“누나, 하나도 화가 안 나는 거야? 그 두 인간은 진짜 너무 지나쳤어!”
강지연이 고개를 들어 맑고도 차분한 눈빛으로 차승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친개랑 다투면 내 격만 떨어져.”
그 한마디에 차승준의 불길이 순식간에 꺼졌다.
차승준은 한숨을 내쉬며 다가왔다.
“가자. 이런 더러운 일은 생각하지 말자. 새로 찾은 레스토랑이 있는데 맛이 꽤 좋아. 같이 가서 뭐라도 먹고 찜찜한 기운 좀 털어내자.”
강지연은 입맛이 없었지만 차승준의 마음을 굳이 거절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
전민호도 강지연을 한번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같이 갈 게.”
세 사람은 나란히 사무실을 나섰다.
블루오션테크놀로지 빌딩 앞, 초저녁 어스름이 내려앉고 불빛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막 현관을 나서는 순간,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귀를 긁는 듯한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코앞에 멈췄다.
그러자 차 문이 안에서 세차게 밀려 열렸다.
진태경이 살벌한 기세를 온몸에 두른 채 차에서 내렸다.
준수한 얼굴은 단단히 굳어 있었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검은 눈동자는 강지연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강지연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기라도 할 듯했다.
차승준과 전민호는 본능적으로 동시에 한 걸음 앞으로 나섰고 좌우로 서서 강지연을 뒤로 감쌌다.
진태경은 둘을 아예 무시하고 곧장 강지연 앞에 섰다.
“왜 다은이를 괴롭혀?”
여기 오기까지 진태경의 가슴속에는 분노만 가득했다. 그는 강지연 같은 지독한 여자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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