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3화
계씨 가문을 해결하고 난 임동현은 속이 얼마나 후련한지 몰랐다. 드디어 다른 차원의 자신과 지구를 위해 복수했으니, 어깨의 짐도 조금 덜 수 있었다.
임동현을 포함한 다른 차원의 지구인이 노예의 인장으로 인해 시달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그들은 평생 노예로 살아가야 하는 한 편, 계씨 가문의 계우진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 은하계의 자랑으로 거듭났다. 수천 년 뒤에는 은하계의 주인으로 자리 잡아 무한한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반대로 이번 차원의 계우진은 일찍이 퇴장당했다. 계씨 가문도 오늘부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아직 살아 있는 계씨 집안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핵심 임원도 없이 눈에 띄는 업적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하려거든 백씨 가문에서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가문 사이의 경쟁에서 뿌리를 뽑는 것은 기본 상식이기 때문이다.
백씨 가문이 계씨 가문에 대한 견제 덕분에 임동현은 시름 놓고 팔각신함 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유진희는 그를 보자마자 쪼르르 달려와서 말했다.
“오셨어요, 동현 씨.”
“네, 계씨 가문 일은 잘 해결됐어요. 이만 출발하죠.”
“어디로 갈 건가요?”
유진희가 물었다. 그녀가 가장 궁금한 것은 임동현이 계씨 가문을 해결하는 과정이었지만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지금껏 은하계에서 살아오면서 이 정도의 눈치는 억지로라도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임동현을 따라다니려면 그를 주인처럼 대해야만 했다.
“제왕성으로 가요. 이제는 열아홉째 공주 전하와의 약속을 지켜야죠. 그다음에는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
임동현은 잠깐 고민하다가 답했다.
“알겠어요. 그러면 제왕성으로 출발할게요. 근데... 제가 의견 하나 드려도 될까요?”
“진희 씨, 그렇게 조심스럽게 물을 필요 없어요. 좋은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줘요. 저는 그런 평등한 관계가 좋아요.”
임동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동현의 따듯한 미소를 보고 있자니 유진희는 자신이 최고의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번 생은 임동현을 따르는 게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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