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0화
수백 년 후가 되면 모두 죽고 자신과 임동현만 남게 될 것이라고 황보희월은 생각했다. 때가 되면 두 사람은 함께 손잡고 자유롭게 우주를 누빌 수 있을 것이다.
“희월이는 하급 문명 출신의 여자일 뿐이에요. 그런데 우주 집행자께서는 왜 관심을 가지시는 건가요?”
임동현은 백아름의 달콤한 유혹에 곧바로 넘어가지 않았다. 황보희월을 데리고 가려면 그에게 제대로 된 이유를 알려줘야만 했다. 안 그러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쉽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인간성은 쉽게 믿을 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임동현은 아무리 우주 집행자라고 해도 의심을 놓지 않았다. 물론 진한솔을 상대로도 마찬가지다. 말이 잘 통한다고 해도 낯선 이는 낯선 이였고, 신뢰는 시간으로 쌓아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기보다는 그저 궁금할 뿐입니다.”
“희월이는 하급 문명 출신인 반면 나는 고급 문명 출신의 우주 집행자야. 그러니 하급 문명의 인간을 상대로 사기 칠 건 없지 않겠어? 이유라면 아직 알려줄 수 없어. 알려준다고 해도 너는 알아듣지 못할 거야.”
“죄송합니다만 제가 이해할 만한 이유를 말씀해 주시기 전까지는 희월이를 보낼 수 없습니다.”
이때 진한솔이 갑자기 말을 보탰다.
“이모가 관심을 가졌을 때 빨리 허락해. 얼마나 많은 명문가의 자제가 이모의 제자가 되지 못해서 안달인지 알아? 아름 이모는 최고의 우주 집행자라고 했잖아. 그런 분이 처음으로 제자를 받겠다고 말했는데 따지긴 뭘 따져.”
진한솔은 속사포 랩을 하듯 말했다. 만약 황보희월이 백아름을 따른다면 임동현도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형님이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가장 친한 가족과도 같은 사람을 낯선 이에게 넘기겠습니까?”
“그건...”
진한솔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황보희월은 임동현이 ‘가장 친한 가족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부른 것을 듣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게 바로 그녀가 임동현에게 결정권을 넘기고도 안심할 수 있는 이유였다. 임동현의 선택이라면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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