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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0화

‘동현 님께서 마음에 안 들어하시진 않겠지?’ 이학주는 땅에 엎드려 두 손으로 술 단지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고 나서 지하실을 재빨리 빠져나갔다. 임동현은 술집에서 이학주를 기다리면서 이연주 모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연주는 볼이 발그레해진 채 임동현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힐끔힐끔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를 본 이연주의 어머니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 딸, 이제 다 컸다고 남자를 보는 눈도 생기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동현 님과 연주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네...’ 10분쯤 지나자, 이학주가 술 한 병을 가지고 돌아왔다. 두 모녀는 이학주의 품에 안긴 술 단지를 보면서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하실에 있는 술 재고에 대해 두 사람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작은 술 단지가 있었나 싶었다. 그리고 밀봉 방식도 다른 술 단지들과는 전혀 달랐다. 왜냐하면 그 술 단지는 이씨 가문의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가보였기에 전 세대 가주가 죽기 전에 다음 세대의 상속자에게 물려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가문 안주인이나 직계 자제라고 해도 알 수 없었다. 이연주 모녀가 이 술 단지의 존재를 몰랐는가 하면, 이승훈도 그 존재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이학주의 할아버지가 아들 이승훈에게 물려주지 않았길 망정이지, 만약 그가 이 술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이미 팔아넘기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승훈은 이씨 가문의 가업인 술집마저 저당 잡혔으니, 아무리 가보라고 해도 충분히 팔아넘겼을 것이다. “동현 님, 동현 님의 은혜는 아무래도 제가 갚을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술은 저희 이씨 가문의 작은 성의이니, 부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세 식구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동현 님이 없었다면, 우리 세 식구는 7일 후 길거리에 앉아 노숙할 신세가 됐을 것입니다.” 이학주는 임동현에게 다가가서 말하고 나서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그러고 나서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술 단지를 임동현에게 건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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