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이민준이 결혼식장에 도착했을 때, 그는 예상과 달리 아직 식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의아해하며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눈부신 빛을 쏟아내고 하객석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유지훈과 최가인은 우레 같은 박수 속에서 샴페인 타워를 채우고 있었지만 유지훈의 시선은 무의식중에 계속해서 입구 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소희는 끝내 오지 않았다.
사회자가 세 번째로 곧 예식이 시작된다고 안내하자 최가인은 그의 팔을 툭 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유지훈은 고개를 저었고 옆으로 돌아 휴대폰을 꺼내 이소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무미건조한 안내음만 흘러나왔다.
“죄송합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통화 중이니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십시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무심결에 청첩장 위에 금박으로 새겨진 이름을 손끝으로 문질렀다.
그날 밤 이소희가 했던 말이 귓가에서 또렷이 울렸다.
“나중에 다시 축하해 드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유지훈은 그녀가 그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해놓고 형식적인 축하 인사조차 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그는 시선을 돌려 하객들을 훑다가 이민준을 발견했고 무심코 발걸음을 옮겨 다가가 왜 이소희가 오지 않았는지 물어보려 했지만 사회자가 재촉하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유지훈이 막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그의 팔이 아래로 끌려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고 고개를 돌리자 최가인의 창백한 얼굴이 보였다.
“지훈아, 나 머리가 어지러워...”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녀는 힘이 풀린 듯 바닥에 쓰러졌고 드레스 자락이 착 넓게 퍼졌다.
유지훈은 다급히 그녀를 끌어안았고 신부가 쓰러졌다는 사실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동행한 의료진이 급히 사람들을 헤치고 들어와 최가인의 상태를 살폈고 잠시 후 이마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의사는 청진기를 꺼내 추가 검사를 하려다 그녀의 복부가 유난히 볼록한 걸 느끼고 지퍼를 내려 보다가 얼굴이 굳어졌다.
“왜 이렇게 꽉 조이는 코르셋을 입혔어요? 아무리 예뻐 보이고 싶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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