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한편 국내에서는 그야말로 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최가인은 처참한 몰골로 유성 그룹 본사 건물 앞에 서 있었다. 빗물이 그녀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고 억울함, 분노가 섞인 눈물과 섞였다.
조금 전 그녀는 경비원에게 쫓겨났고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던 일자리마저 잃었다.
그러나 최가인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려댔고 모르는 번호로 욕설 문자가 날아들었다.
[걸레 같은 년! 임도현을 꼬셔서 유씨 가문을 망하게 하더니 업보 제대로 받았네?]
[이미 전 국민이 네 그 야한 동영상을 다 봤다는데 밖에 나올 낯짝이 있어?]
그녀가 손을 떨며 실시간 검색어를 누르자 화면 가득 쏟아지는 기사 제목들이 눈에 들어왔다.
[충격! 최가인, 임도현 호텔 밀회 영상 유출. 유성 그룹 전 대표는 수년간 ‘호구’였나.]
[최가인, 거짓 임신으로 결혼 사기. 임도현과 공모해 유성 그룹 기밀 탈취.]
영상 속에 호텔 복도에서 최가인과 임도현이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심지어 그녀가 웃으며 속삭이는 음성까지 또렷하게 들렸다.
“유지훈이 나랑 결혼하면 유씨 가문은 우리 거야.”
최가인은 휴대폰을 꺼버리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만큼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유지훈, 잔인한 놈...”
처음부터 예상했어야 했다.
유지훈이 이런 일에 쉽게 물러날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가 이렇게 가장 모욕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바닥으로 끌어내릴 줄은 몰랐다.
최가인이 임도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건 기계적인 안내음뿐이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이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임도현도 사라졌고 그녀는 완전히 버려졌다.
같은 시각 유씨 가문 본가.
유지훈은 아버지의 서재 밖에 서서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에 이어서 유경탁의 광기 어린 고함이 들려왔다.
“이 미친놈아! 여자 하나 때문에 유씨 가문을 통째로 말아먹어?”
유지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문을 열었고 창백한 얼굴의 유경탁은 가슴을 움켜잡은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
“닥쳐! 넌 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