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싸늘한 칼날
옆에 있던 기천우도 피식 웃음을 지었다.
연주형이 뭐라 말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시야가 순식간에 가려졌으며 옆에 있던 강지연은 이미 강제로 끌려가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진우현은 벌써 긴 다리를 성큼성큼 내디디며 강지연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고 복도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연주형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고개를 돌려 기천우를 보며 물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이야?”
기천우의 시선은 연주형을 스치면서 뒤에 서 있는 민해윤도 힐끗 훑어보았다.
곱상한 이목구비의 민해윤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옷차림도 흐트러져 있었다.
기천우는 곧 시선을 거두고 담담히 말했다.
“먼저 집에 데려다줘. 난 간다.”
민해윤이 순간적으로 눈을 들어보았을 때 남자는 이미 등을 돌리고 있었고 남겨진 것은 단정한 뒷모습뿐이었다.
다시 외제 차 뒷좌석에 앉았을 때 강지연의 머릿속은 여전히 멍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진우현은 강지연을 차에서 내쫓고 길가에 버려두었다. 근데 지금은 또다시 강지연을 연주형 곁에서 빼앗듯 데리고 나왔다.
이 남자는 기분이 바뀌는 속도가 책장 넘기는 것보다도 빠른 것 같았다.
강지연은 몸을 차 문 쪽으로 바짝 붙이며 일부러 진우현과 거리를 두었다. 진우현은 평소 유난히 깔끔을 떠는 사람이니까.
그때,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병원으로 가요.”
운전기사가 곧바로 시동을 걸었다.
“필요 없어요!”
강지연은 급히 목소리를 낮추며 이어 말했다.
“괜찮아요. 신경 써 줘서 고마운데 병원 안 가도 돼요.”
진우현은 고개를 돌려 강지연의 손을 힐끗 보았다.
유리 파편이 박힌 손등에서는 피가 은근히 스며 나오고 있었다.
진우현은 잠시 눈길을 주고는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거두더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짙은 목소리가 담배 연기와 함께 흘러나왔다.
“어디 살아?”
스쳐 오는 담배 연기 속에는 은은한 삼나무 향이 섞여 있었다.
강지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학교 주소를 말했고 곧 차 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겉으론 창밖을 보는 척했지만 강지연의 심장은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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