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모순적인 남자
다른 사람들은 연이어 환호하며 하나둘씩 일어나 잔을 들었다.
진우현은 주석 자리에 앉아 은은한 미소를 띤 채 술잔을 들고 일어선 사람들을 한 바퀴 빙 둘러보았다.
강지연은 머리를 숙인 채 주변 사람보다 반 박자 느리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도 술잔을 들고 옆 사람들과 함께 팔을 뻗었지만,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동작이 쭈뼛했다.
“진 대표님을 위하여.”
주변 사람들이 열정 넘치게 소리쳤다.
강지연은 술잔을 단숨에 비우며 머릿속으로 딴 생각했다.
‘야근해야 할 때는 한 명도 열정적이지 않더니. 다들 이번 합병 건에 별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보너스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네.’
어쩌면 그들은 합병이 성공할 걸 예상했을지도 몰랐다.
하긴 이번 합병은 DG가 의료 분야로 진출하는 데 필수적인 절차였다. DG의 실력과 더불어 교활하고 노련한 진우현이 직접 협상에 나섰으니 합병이 실패할 리 없었다.
실사 과정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고 기껏해야 마지막 인수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그러니 직원들은 자기 회사도 아닌 것에 목숨을 바쳐 일하진 않을 것이었다.
강지연은 그제야 왜 이 인수합병팀에 상무 그리고 상무와 관계가 좋은 베테랑 직원들만 모여 있는지 알았다.
왜 다들 여유로운 태도로 일했고 야근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지 알았다.
강지연은 갑자기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반달 넘게 밤낮없이 일해가며 병까지 얻었건만 막상 다른 사람과 똑같은 보너스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정말 그들처럼 건성으로 일하다가 이 보너스를 받았다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그건 정말로 양명훈의 관계를 통해 받아낸 것이 되어버리는 셈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소문처럼 양명훈에게 보답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녀가 민해윤과 함께 늙은 남자를 상대하며 술자리를 갖는 것은 생활에 쫓겨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누가 이런 일을 하겠는가?
강지연은 자신의 빈 술잔을 묵묵히 바라보며 가슴이 쓰라려 얼굴색마저 어두워졌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서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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