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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주량

진우현이 고개를 돌려 연주형의 말을 끊었다. “넌 내가 어떤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지 잘 알잖아.” 연주형은 2초 동안 멈칫하더니 긴 테이블 저편을 흘끗 보고 물었다. “지연 씨가 형을 속였어요?” 진우현이 눈을 감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저 여자 입만 열면 거짓말이야.” 연주형은 의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무슨 거짓말을 했는데요? 우현이 형, 혹시 돈 뜯겼어요?” 진우현은 담배를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인 후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테이블 반대쪽에 있는 강지연을 바라보았다. 목소리에는 경멸이 묻어났다. “내 돈을 탐내지 않는다고 했거든.” “그렇죠. 전에 형이 2억 줬을 때도 안 받았고 대신 형과 단둘이 있을 시간을 원했잖아요. 우현이 형, 설마 형을 진심으로 좋아할 여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연주형이 잠시 멈칫하다가 곧 말을 이어갔다. “이게 다 지연 씨의 연기였다고 치죠. 진정한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형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음 형의 돈을 뜯어낸다고 칩시다. 또는 더 과감하게 진씨 사모님이 되려고 이 모든 것을 꾸몄다고 칩시다. 그런데 결국에는 모든 주도권이 형한테 달려 있잖아요? 뭐가 걱정이에요?” 연주형이 여기까지 말하고는 잠시 숨을 돌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표정이 바뀌고 목소리가 낮아졌다. “아. 알겠어요. 혹시... 또 예전처럼 될까 봐 그러세요?” 진우현은 눈을 내리뜬 채 묵묵히 담배만 피웠다. 그의 눈빛은 담배 연기에 흐릿하게 가려졌다. “어휴.” 연주형이 조용히 한숨을 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다 그 여자 때문이에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식사를 거의 다 마친 상태였다. 인사팀 상무가 웨이터를 불러와 음식 접시들을 치우게 했다. 그리고 그들은 테이블에서 술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강지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는 순간 인사팀의 임 상무가 큰소리로 외쳤다. “오늘 연회가 시작되기 전, 진 대표님이 저한테 특별히 당부하셨어요. 우리 팀은 각 부서에서 급하게 모집한 임시 조직인데 지난 반달 동안 업무에만 매달리느라 친목을 다질 기회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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