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1학년 신입생 군사 훈련 때, 누군가 군복을 입은 그녀의 사진을 몰래 찍어 학교 게시판에 올렸고 그 사진 한 장으로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강릉대의 여신으로 등극했다.
그 후 또 다른 누군가가 그녀의 사진과 영상을 숏폼 플랫폼에 올렸고 일주일도 안 돼서 ‘좋아요’가 200만 개를 넘었다.
동기들은 그녀에게 ‘과 여신’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송찬미가 막 화장을 마쳤을 때, 심영준에게서 또 문자가 왔다.
[자기, 진짜 화 안 난 거 아니지? 네가 화나서 나랑 말도 안 할까 봐 너무 불안해.]
송찬미는 그 문자를 보며 잠시 아득해졌다. 희미한 기억 속에서 심영준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처음 본 심영준은 살짝 빛바랜 흰 셔츠와 물 빠진 청바지 차림이었고 얼마나 긴장했는지 연애편지를 내미는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그때는 그녀의 사진이 SNS에서 화제가 된 후라, 강릉대에서 그녀에게 고백하는 남학생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연애할 마음이 없었던 그녀는 당연히 심영준의 고백도 거절했다.
그 후 심영준은 어디서 구했는지 그녀의 시간표를 알아내서는 매일 아침밥까지 챙겨 들고 기숙사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대학 남학생들이 여학생에게 흔히 사용하는 뻔한 수법이었기에 송찬미는 그런 걸로 마음이 흔들리진 않았다.
송찬미가 심영준을 받아준 건 1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지독한 독감이 들이닥쳤고 송찬미는 불행히도 확진되고 말았다.
당시 마스크는 그야말로 희귀템이었고 해열제, 진통제, 감기약 할 것 없이 약국은 전부 동이 난 상태였다.
송찬미는 확진 사실을 SNS에 올렸고 바로 다음 날, 그녀에게 같은 도시에서 발송된 택배가 도착했다.
마스크와 약이 가득 든 상자였다.
보내는 사람 칸에는 ‘XXX’라고만 적혀 있어 누가 보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마스크와 약은 모두 완벽하게 포장되어 있었고 위조 방지 추적 코드까지 붙어 있었다.
송찬미가 코드를 스캔해 보니 전부 정품이 맞았다.
‘누가 보낸 걸까? 왜 이름까지 지워가며 남모르게 선행을 베푼 걸까.’
그녀는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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