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화
“조금 실례일 수도 있겠지만요.”
서학수는 잠시 말을 멈춘 뒤 말했다.
“그래도 꼭 물어보고 싶어요. 송찬미 씨 어머님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송찬미는 전에 서지연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서지연의 부모님은 그녀가 어릴 때 이혼했고, 어머니는 여동생을 데리고 떠난 뒤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고 했다.
서지연은 처음 송찬미를 봤을 때 유난히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며 그녀의 눈이 젊었을 적 어머니의 눈과 너무도 닮았다고 말했었다.
앞서 서지연이 했던 말들을 떠올리니 서학수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송찬미는 불쾌하다고 느끼지 않고 답했다.
“저희 어머니 성함은 송은정이에요. 은혜로울 은, 조용할 정, ‘은정’입니다.”
‘송은정...’
서학수는 마음속으로 그 이름을 한 번 되뇌었다.
‘아니군.’
그의 하남이 아니었다.
그의 아내도 성은 송씨였지만, 이름은 송하남이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서학수는 예전에 하남이 자기 이름의 유래를 말하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맑고 고운 눈동자에 스쳐 지나가던 슬픔과 쓸쓸함까지도.
그녀는 부모가 남아선호라 자기가 아들이 아니어서 아쉬운 마음에 이런 이름을 지어 주셨다고 말했다.
하남, 발음이 ‘남자의 아래’라는 뜻으로 남자보다 지위가 낮다는 말이었다.
그때 그들은 한창 사랑에 빠져 있었고, 하남은 담담한 듯 말했지만 눈빛이 어두워진 채 입꼬리를 살짝 올린 미소조차 씁쓸했다.
그는 가슴이 아파 그녀를 꼭 끌어안고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자기가 반드시 그녀에게 집을 만들어 주겠다고.
이후 그는 정말로 그녀에게 집을 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에게 가장 깊은 상처를 준 사람도 바로 그였다.
그녀는 이혼 합의서를 남기고 아무 말 없이 떠나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가 이혼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 이혼 합의서에는 그의 서명이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다.
그렇게 스무 해가 지났다.
그는 단 한 번도 마음이 변한 적이 없었고, 그에게 다가온 여자들은 예외 없이 모두 거절당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