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심영준은 오늘 송찬미와 그녀의 ‘남편’을 직접 봤다. 그 남자는 어떻게 봐도 자기보다 나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송찬미는 이혼하려 하지 않았다.
애초에 송찬미에게 거절당한 것만으로도 이미 기분이 잔뜩 상해 있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이번에는 허선영까지 그를 붙잡고 늘어지자 더 짜증이 났다.
심영준은 얼굴에 노골적으로 짜증을 드러내며 말했다.
“내가 어린애야? 집에 와서 밥을 먹든 말든 그걸 왜 간섭해? 뭐, 나 없으면 밥도 못 먹어?”
허선영은 자세를 한껏 낮추며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냥 요즘 자주 못 보니까, 보고 싶어서 그랬지.”
“날 왜 보고 싶어 하는데?”
“넌 내 약혼자잖아. 당연히 보고 싶지.”
“헛소리 그만해.”
심영준이 차갑게 잘라 말했다.
“난 네가 보고 싶지 않으니까.”
허선영은 꽉 쥔 주먹에 힘을 줬다.
“너 아직도 송찬미 못 잊은 거지?”
“그렇다면 어쩔 건데?”
심영준은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나 예전부터 말했잖아.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찬미라고. 너랑 파혼할 거라고 이미 찬미한테 말했어.”
“허...”
허선영은 허탈하게 웃으며 산산이 부서진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예전에 너 걔랑 사귈 때는 사랑하는 사람 나라며? 그런데 이제 나랑 같이 있으면서는 입만 열면 찬미가 좋다네? 심영준, 사실 넌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 넌 오직 너 자신만 사랑해.”
...
송찬미가 입사한 지 2주째 되는 수요일.
부서에서 맡았던 프로젝트 하나가 완벽하게 마무리되면서 모두가 들떠 있었다.
송찬미도 그 프로젝트에 같이 붙어 있었기에, 인센티브를 조금 받을 수 있었다.
그 생각에 혼자 살짝 들떠 있던 그때, 장준하가 갑자기 웃으며 말을 꺼냈다.
“찬미 씨, 프로젝트 끝난 기념으로 오늘 저녁에 밥 한 번 사는 거 어때요?”
“제가요?”
송찬미는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
장준하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신입이라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우리 부서에 관습 같은 게 하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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