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송찬미는 담담하게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들어 서늘한 눈으로 장준하를 바라보았다.
“장준하 씨는 고작 커피 한 번 쏘고 저는 밥을 사야 한다고요? 계산 진짜 기가 막히네요. 커피값이랑 밥값이랑 같아요?”
장준하가 변명하듯 말했다.
“그래도 전 커피라도 샀잖아요.”
황지아가 장준하를 흘겨보더니 송찬미에게 말했다.
“찬미 씨, 준하 씨 말 신경 쓰지 마요. 신입이 밥 사야 한다는 규칙 같은 거 없어요. 그냥 새 사람 들어왔다고 텃세 부리는 거예요.”
“알아요.”
송찬미는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한 바퀴 훑었다.
“회사에서 자리 잡는 건 일 잘하는 걸로 보여주는 거지, 이런 터무니없는 관습으로 되는 거 아니잖아요. 그리고 누가 제가 밥 안 샀다고 일부러 따돌리고 저랑 잘 지낼 생각이 없다면...”
송찬미는 곧장 장준하를 응시했다.
“저도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랑은 애초에 잘 지낼 생각도 없어요.”
장준하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비꼬는 말투로 중얼거렸다.
“허, 우리 송찬미 씨 아주 잘나셨네.”
순식간에 공기가 싸해졌다. 방금까지 떠들던 몇몇 사람들은 송찬미가 생각보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아채고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몇 명은 여전히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
바로 그때, 곽도현이 사무실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잔잔하게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젝트가 잘 끝난 기념으로 오늘 저녁은 제가 쏘겠습니다. 퇴근하고 수향정으로 가죠.”
수향정은 고급 한정식집이라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사무실 분위기가 바로 뒤집혔다.
“우와, 본부장님 진짜 최고시다. 수향정 쏘신대!”
“본부장님 만세!”
“본부장님 감사합니다!”
“신난다. 오늘 저녁 또 맛있는 거 먹겠네.”
...
송찬미는 잠시 멍해졌다가 고개를 들어 곽도현의 시선을 마주했다.
하얀 셔츠 차림의 그가 곧게 서 있는 모습은 더없이 단정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곽도현이 송찬미 쪽을 향해 살짝 미소 지었다.
‘걱정하지 마요, 당신이 살 일은 없어요.’
굳이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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