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방세린은 수업에 늦으면 안 된다고 되뇌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송주아는 방세린이 하태원에게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이자 처음에는 잠시 안심되는 듯했지만, 정작 마음속에 차오른 건 더 큰 불만이었다.
‘왜? 왜 방세린은 가만히 있어도 내가 원하는 걸 쉽게 가져가? 왜 매번 나를 이렇게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거야!’
...
방세린은 지도교수를 따라 병실로 들어가 환자 상태를 기록했다.
퇴근 무렵, 같은 학과 선배인 육재준이 커피 한 잔을 내밀었다.
옆에 있던 서하윤이 웃으며 놀렸다.
“왜 한 잔만요? 선배님, 너무 티 나게 세린이만 챙겨주시는 거 아니에요?”
내성적인 성격의 육재준은 얼굴을 붉어지며 잠시 머뭇거렸지만, 시선은 방세린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잠시 후... 같이 밥 먹을래?”
서하윤은 방세린의 어깨를 슬쩍 치며 구경거리 보듯 웃음을 터뜨렸다.
방세린은 그녀의 장난을 무시하고 육재준에게 대답하려는 순간 주위가 술렁였다.
몇몇 간호사들이 저쪽을 바라보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속삭이고 있었다.
방세린도 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곳에 위준우가 있었다.
방세린은 그제야 인턴 생활을 하는 이 병원이 바로 위준우의 직장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위준우 역시 곧장 방세린을 알아 보고 성큼 다가왔다.
육재준의 눈빛은 방세린과 위준우 사이를 오가며 흔들렸다.
그때, 서하윤이 그의 소매를 슬쩍 당기며 말했다.
“재준 선배, 저분 세린이 남자친구예요.”
육재준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못내 씁쓸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밥 먹으러 갈까?”
위준우의 목소리는 이곳에서 그녀를 만난 게 전혀 놀라지 않은 듯 담담했다.
방세린은 고개를 끄덕이고 서하윤을 바라보았다.
서하윤은 한발 물러서며 웃었다.
“너희 둘이 먹어. 커플 사이에 눈치 없이 끼는 건 사양할게.”
농담을 남기고는 곧장 자리를 피했다.
방세린은 위준우와 함께 병원 식당으로 향했다.
현지 봉사를 위해 온 교환 의사들을 위해 마련된 한식 메뉴가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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