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하태원이 비아냥 섞인 말투로 던지자, 방세린도 더는 맞장구칠 생각이 없었다.
“그건 태원 씨가 상관할 일 아니잖아.”
그녀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하태원이 손목을 붙잡았다. 짧지만 묵직한 긴장감이 두 사람 사이를 감돌았다.
그때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왔다.
“태원 오빠!”
방세린은 본능적으로 몸이 굳었고 하태원 역시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송주아가 서 있었다.
그녀는 명품 브랜드의 신상 봄 컬렉션, 깊게 파인 드레스를 골라 화려한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다.
“태원 오빠, 이제 가자. 곧 파티 시작한대.”
송주아는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고개를 살짝 젖혀 방세린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방세린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틈에 하태원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어 속으로는 차라리 다행이라 여겼다.
방세린은 케이크를 집어 들고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갔다.
...
위준우의 고모는 어릴 적부터 해외에서 지내다 보니 파티 문화를 즐겼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인 만큼 예외는 없었다.
파티의 작은 이벤트로, 남자 손님들은 작은 선물을 준비해 와야 했는데, 금액이나 종류에는 제한이 없었다. 모아둔 선물은 익명으로 섞어두고 여자 손님들이 하나씩 뽑아 주인을 찾으면 그와 짝을 이뤄 무도회 파트너가 되는 방식이었다.
송주아는 규칙을 듣자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연회장에 들어섰을 때부터 수많은 여자가 태원 오빠를 노리고 있었는데, 오빠가 다른 여자의 파트너가 되는 걸 어떻게 용납하라는 거야!’
정작 하태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태연했다. 송주아는 공연히 나섰다간 속 좁은 여자처럼 보일까 두려워 불안한 마음을 꾹 삼키고 하태원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홀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무렵, 방세린은 게임 규칙을 듣고 잠시 망설였다. 원래도 이런 파티에 잘 어울리지 않았던 데다, 낯선 남자와 춤을 춘다는 건 더욱 부담스러웠다.
그때 위준우가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위정안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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