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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남자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잔뜩 쏠렸다. “저 남자 어때?” 서하윤이 향기가 묻어나는 숨결을 방세린의 귀에 불어넣으며 짧은 스포츠머리에 근육질인 남자를 가리켰다. “남성미가 철철 흐르네.” 서하윤이 씩 웃었다. “이 언니가 오늘 밤 저 남자를 잡아먹을 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서하윤이 진짜 잔을 들고 가더니 금세 그 남자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방세린은 자리에 앉아 동문들과 눈만 마주치고 있었다. 전에 커피를 가져다준 적 있던 선배 육재준이 방세린에게 칵테일 한 잔을 내밀었다. “세린아, 좀 마실래?” 평소 술을 거의 안 마시는 방세린은 그 칵테일을 보며 잠시 망설였다. “이건 도수가 그리 높지 않아.” 이미 술집까지 왔는데 안 마시기도 뭐해서 방세린은 고개를 끄덕이고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술맛은 달콤했고 부드러워서 방세린은 저도 모르게 한 잔을 다 비워버렸다. 자기 주량을 너무 과대평가한 방세린은 금세 눈앞이 흐릿해졌다. 방세린의 주량이 이 정도로 약할 줄 몰랐던 육재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방세린을 집에 데려다주려고 했지만 방세린은 눈이 풀린 채 누가 뭐래도 웃으면서 간단한 대응만 반복했다. 육재준은 한숨을 쉬고는 방세린의 외투를 집어 들고 부축하며 밖으로 나가려 했다. 술에 취해 감각이 둔해진 방세린은 추위도 못 느끼고 외투를 제대로 입지도 않은 채 어깨에 걸쳐만 두었다. 술 취한 사람은 평소보다 묵직했기에 육재준은 땀을 뻘뻘 흘리며 편의점에서 생수 두 병을 샀다. 방세린에게 한 병 건넨 후, 육재준은 숨을 고르며 남은 한 병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런데 방세린이 병을 제대로 못 잡아 물이 쏟아져 자기 옷을 흠뻑 적셨다. 하필 방세린이 입고 있던 건 흰색 원피스라 젖자마자 속옷 끈 색이 어슴푸레 드러났고 천이 몸에 달라붙어 곡선이 고스란히 비쳤다. 육재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게졌다. 그때 마침 술집 안으로 들어온 위준우가 본 광경이 바로 그 장면이었다. 옆에서 주찬호가 바다 여행 얘기를 신나게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옆 사람이 조용해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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