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방세린이 회전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거실에서 조여진과 송주아를 발견했다.
둘은 나란히 앉아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무언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방세린 쪽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들어 방세린을 보았고 눈빛이 똑같이 번쩍였다.
방세린은 왠지 눈꺼풀이 씰룩하더니 고개를 숙여 테이블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또 사진 뭉치였다.
방세린이 위준우와 헤어졌다고 선언한 뒤로 조여진은 다시 딸의 결혼 문제에 불타올랐다.
방세린이 집에 돌아온 지 고작 일주일인데 이미 경원시 부잣집 도련님들 사진을 수십 장은 보여줬다.
방세린이 매번 이런저런 변명을 찾아 빠져나가도 돌아오는 건 더 거센 공격뿐이었다.
조여진이 방세린을 향해 손짓했다.
“세린아, 얼른 와서 이 남자애 좀 봐. 어때?”
차마 찬물을 끼얹기 싫었던 방세린은 다가가 사진을 받아 자세히 봤다.
그 남자는 칼같은 눈매에 입꼬리를 살짝 올린 얌전하고 단정한 인상이었고 기품 있고 깨끗한 분위기였다.
조여진이 위준우를 기준으로 삼았는지 방세린에게 소개하는 남자들은 어쩐지 전부 위준우와 비슷한 구석이 있었다.
방세린은 사진 속 남자의 살짝 휘어진 눈매를 보며 그 너머에서 또 다른 눈을 떠올리며 가슴 속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프진 않은데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쓰렸다.
“어때?”
조여진은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딸을 바라봤고 송주아도 눈을 떼지 않은 채 방세린의 반응을 살폈다.
방세린은 사진을 살짝 내려놓았다.
“엄마, 전 지금은 공부나 열심히 할래요. 이런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죠.”
송주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조여진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넌 참, 연애한다고 공부 못 하는 것도 아니잖아.”
송주아도 옆에서 거들었다.
“맞아, 언니. 엄마는 다 언니를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방세린은 송주아 속내가 뭔지 뻔히 알았다.
자기가 귀국한 이후로 송주아는 방세린한테 24시간 CCTV라도 달아놓고 싶어 했다. 혹시라도 송주아 몰래 방세린이 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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