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술도 밥도 잔뜩 먹은 뒤, 젊은 무리는 아직 흥이 안 풀렸는지 단체로 택시를 타고 노래방으로 향했다.
의외였던 건 위준우까지 따라왔다는 거였다.
방세린은 몰래 위준우의 옆모습을 흘끗 봤다. 아무리 상상해도 위준우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호기심 많은 건 방세린만이 아니었다.
술이 몇 바퀴 돌자 대담한 여자가 분위기를 띄우며 위준우에게 한 곡 하라고 부추겼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도 덩달아 소리쳤다.
“준우 선배, 한 곡이요. 한 곡 부르세요!”
여자들의 목소리는 심지어 음악 소리를 뚫고 울려 퍼졌다.
그러자 위준우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곧장 노래방 기계 앞으로 걸어갔다.
“뭐 듣고 싶은데?”
여자는 위준우가 진짜 노래하려고 하자 깜짝 놀라며 더 대담해져서 손을 입가에 대고 외쳤다.
“발라드요.”
여자들의 환호 속에서 위준우는 김종국의 ‘한 남자’를 골랐다.
방세린도 위준우의 노래를 듣는 건 처음이었다.
직업 때문인지 평소 위준우의 말투는 간결했고 목소리 톤은 차가운 편이었다.
그런데 막상 노래를 부르자 의외로 부드럽고 감미로웠다.
회전하는 조명이 위준우의 깔끔하고 잘생긴 얼굴에 은은한 분위기를 얹어놓았는데 그 느낌은 멀리서 감상만 하던 완벽한 남자를 단번에 무대 아래로 끌어내린 듯했다.
노래 가사 중 ‘한 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이란 부분을 부를 때, 위준우는 얇게 뜬 눈꺼풀 사이로 방세린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 눈빛이 닿는 순간, 방세린의 심장이 잠시 멈춘 듯하더니 곧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마 자기 얼굴이 붉어졌을 거라고 짐작한 방세린은 다행히도 방 안이 어두워서 위준우가 눈치채진 못했을 거라고 여겼다.
위준우의 시선은 단 한 번만 스쳤고 이내 그 시선을 거뒀다.
방세린은 그 눈길이 그냥 우연이라고 자신을 설득했다.
사람이 많다 보니 공기도 답답해져 방세린은 중간에 숨을 좀 돌리려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방세린은 노래방 입구 근처, 가로수 그늘에서 한 쌍의 연인을 보게 됐다.
키 큰 남자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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