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방세린은 그대로 앉아 있었고 위준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들어와 그녀를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내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모닥불 옆에서 마주 앉아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험한 날씨에 괜히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체력을 아껴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현명하다는 사실을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있었다.
방세린은 불꽃이 흔들리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위준우의 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제 위준우가 건네준 초콜릿을 먹은 지 한참이 지났고 사실 그녀 역시 배가 고팠다. 그러나 참을 만했기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준우 선배, 배고파요? 초콜릿 남은 거 있으면 얼른 먹고 조금이라도 배를 채워요.”
그러나 예상과 달리 위준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향해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방세린은 어제 자신이 먹었던 초콜릿이 그가 가진 마지막 음식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위준우는 그녀가 부담을 느낄까 봐 아직 더 남아 있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그 초콜릿은 충분히 나눠 먹을 수 있었지만 그는 방세린이 전부 먹도록 내버려두었다.
결국 그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열에 시달리며 밤을 버텨낸 것이다.
방세린의 눈가가 서서히 붉어졌다. 그녀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본 위준우는 드물게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곧 우리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세린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위준우가 보여준 희생과 안쓰러움이 가슴을 울렸지만 그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기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아 있던 방세린은 마침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준우 선배, 어제 그 초콜릿은 같이 나눠 먹어야 했어요.”
그제야 위준우는 이유를 알아차린 듯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고작 이틀 굶는 것뿐이야. 그렇게 나약한 사람 아니니까 괜찮아.”
그러고는 곧 화제를 돌렸다.
“나가면 뭐부터 하고 싶어?”
방세린은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당연히 맛있는 거부터 많이 먹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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