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주지한은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갈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쥔 채 기억을 잃고 사랑한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송여진은?”
서유진은 더는 웃을 수가 없어 입을 삐죽거렸다.
“나도 몰라. 너 쓰러진 지도 꽤 됐는데 한 번도 찾아오지...”
서유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지한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비서가 말했던 병실로 걸어갔다. 서유진은 그런 주지한의 뒷모습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기억을 되찾은 건가?”
주지한이 아픔을 참고 송여진이 있는 병실로 걸어갔지만 몸이 딱딱하게 굳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기억을 잃었을 때 송여진에게 저지른 일들이 하나씩 떠올라 이제는 문을 열 엄두조차 나지 않았고 심장을 누군가 꽉 부여잡은 것처럼 너무 아파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떨리는 손으로 일단 문을 열었다.
“지니야, 나 왔어...”
병실 안을 확인한 주지한은 목소리가 뚝 끊겼다. 병실 침대는 텅 비어 있었고 이불마저 깔끔하게 정돈된 게 한 번도 사람이 들어온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주지한은 머릿속이 하얘져 옆으로 지나가는 의사를 붙잡고 이렇게 물었다.
“이 병실에 있던 환자는요?”
의사가 진료기록을 살피더니 이렇게 말했다.
“퇴원해서 갔어요.”
주지한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요?”
의사가 자세히 기억을 되짚더니 입을 열었다.
“약 한 달 전에요. 내 기억으로는 오른손 골절인데 피가 멈추지 않아서 응급 수술을 받다가 과다 출혈로 사망할 뻔했던 환자예요. 가족들은 말리지 않고 뭐 했는지 몰라.”
주지한은 손가락 마디가 하얘질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억을 잃은 동안 송여진이 보였던 이상한 정서만 떠올리면 주지한은 몸이 자꾸만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송여진에게 전화할지 말지 고민하는데 뒤에서 서유진이 꼭 끌어안았다.
“지한아, 이제 나 버리는 거야?”
또다. 주지한의 시선이 또 송여진에게로 향했다.
고등학교 시절, 서유진은 주지한에게 수도 없이 고백했지만 그때마다 주지한은 의아한 표정으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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