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주지한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여진은 나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어요. 평생 헤어지지 않겠다고 했는데 왜 나를 버린 거지. 이거 다 가짜예요.”
주지한이 고개를 번쩍 들자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래도 애써 주충섭과 진성희에게 웃어 보이려 했다.
“여진은 내가 기억을 잊어버려서 화난 게 틀림없어요. 두 분도 지금 여진을 도와서 연기하는 거죠? 맞죠? 여진이 나를 떠날 리가 없잖아요.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전에 주지한이 화나게 하면 송여진은 성질을 부리며 절교하겠다고 했지만 주지한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그래도 용서해 줬다. 그러다 주지한이 송여진을 구하려다 크게 다치자 눈물범벅이 되어서는 평생 함께해야 하는데 제발 몸을 좀 아끼라고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여진이 지금 어디 있어요? 나는...”
“됐어.”
진성희가 이렇게 말하며 비틀거리는 주지한을 부축하더니 부드러운 말투로 주지한의 가슴을 마구 후벼팠다.
“어디 있는지 알아서는 뭐하게? 지한아, 너와 유진과 아이까지 생겼어. 기억을 잃은 동안 여진을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 안 나? 생각이라는 걸 좀 해봐.”
주지한은 입안에서 피비린내가 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니... 그런게 아니라... 나는...”
“어휴.”
진성희는 그런 주지한을 보는 게 힘든지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
“지한아, 이제 그만 놔줘.”
“놓으라고요?”
주지한은 정신이 번쩍 들어 입안을 가득 메운 피비린내를 꿀꺽 삼키며 애원했다.
“아버지, 어머니, 나는 여진이 없으면 안 돼요. 나는...”
진성희는 그런 아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네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고 여진이 우리를 찾아와 파혼하겠다고 했어. 네가 유진과의 관계를 처리한다고 해도 여진은 돌아오지 않을 거야.”
주지한이 넋을 잃었다.
“그... 그럴 리가 없는데.”
진성희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결국 모든 걸 사실대로 털어놨다.
“여진이 너를 찾아냈을 때 이미 백혈병 진단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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