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차가운 답장
식당을 나서며 손아영은 몇 걸음 앞에 서 있는 여자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비록 신지은은 온정 그룹에서 몇백만 원씩 벌어들이고 있지만 부잣집 딸 행세를 유지하려면 그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조금 전 식당에서도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한도까지 긁어서 겨우 결제를 마칠 수 있었다.
식당 안에서 자신을 비웃던 사람들의 표정이 떠오르자 손아영은 당장이라도 달려가 신지은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온정 그룹이 내 손에 들어오기만 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한편 신지은은 강인호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오빠, 나 밥 다 먹고 이따 쇼핑 좀 하려고.]
[그래.]
강인호의 짧은 답장에 신지은의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그녀는 곧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글을 적었다.
[오빠는 밥 먹었어?]
[아직.]
[위도 안 좋은데 밥은 제때 챙겨 먹어야지. 건강해야 나랑 오래오래 같이 있을 거 아니야. 방금 회사로 배달시켰어. 20분쯤이면 도착할 거야.]
전송 버튼을 누른 후 신지은은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1초가 더없이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1분 후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
[알겠어.]
짧디짧은 문자에 손끝이 떨려왔지만 신지은은 이 모든 게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한때 민유한을 위해 매번 강인호의 진심을 짓밟고 그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던 걸 떠올리면 이번에 그가 더 이상 자신을 믿지 않으려는 것도 당연했다.
그때 핸드폰에 알림이 떴다.
강인호가 20억을 송금한 것이다.
곧이어 강인호의 문자도 도착했다.
[쇼핑 조심해서 해. 돈 부족하면 또 말하고.」
문자를 보는 순간 신지은의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언제나 이랬어. 내가 얼마나 상처 주든 오빠는 늘 망설임 없이 내 곁에 서줬지. 그러다 결국 내 눈앞에서 죽어버렸지만...’
강인호는 그녀에게 최고의 삶을 제공했지만 신지은은 한 번도 사치를 부린 적이 없었고 낭비하는 법도 몰랐다.
강인호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이 20억이라는 송금도 강인호는 그녀가 지금 손아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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