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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이번에는 진심일지도

신지은은 눈가가 살짝 붉어졌지만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 평온한 얼굴로 손아영에게 답했다. “요 며칠 일이 좀 많았잖아. 정신이 없어서 잠깐 잊었나 봐. 근데 네 말 들으니까 이제 생각났어.” “생각났다면 다행이네. 동창회에서 너랑 민유한이 결혼 소식 발표하면 얼마나 낭만적이겠어? 교복을 입고 만났던 두 사람이 이제 웨딩드레스를 입는다니... 다들 부러워 죽을걸?” 그녀의 말끝에는 부러움이 가득했지만 눈빛에는 감춰지지 않은 질투가 스쳤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의 계획 때문에 손아영은 수년 동안 민유한의 그림자 같은 존재로 살아야 했고 사랑하는 남자를 신지은에게 밀어주며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런 삶이 언제 끝날지 손아영조차 알 수 없었다. 신지은은 손아영의 속내를 몰랐지만 그녀의 말투에서 묘한 위선이 느껴져 속이 뒤틀렸다. 게다가 손아영의 말은 신지은에게 또 다른 복수의 계기를 상기시켰다. “결혼 발표는 이번 동창회에서 하지 않을 거야.” “뭐?” 민유한과 손아영이 동시에 놀라서 외쳤다. 당황한 민유한이 급히 물었다. “자기야, 왜 갑자기? 우리 이미 얘기 다 끝냈잖아.” 손아영도 덧붙였다. “맞아, 지은아. 너랑 민유한이 결혼한다는 얘기 벌써 소문 좀 났어. 지금 와서 안 한다고 하면 괜히 사람들한테 비웃음 사는 거 아니야? 아니면 설마 또 강인호가 반대해서 그래? 그 사람이 너한테 또 뭐라고 한 거야?” 강인호라는 이름이 나오자 민유한의 눈빛에 살기가 스쳤다. ‘그놈만 없었으면 대학 때 이미 지은이는 내 거였을 텐데.’ 신지은은 강인호에게 무례한 손아영의 말투에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손아영, 민유한. 너희가 무슨 짓을 했는지 벌써 잊은 거야? 이제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 그 말에 두 사람의 얼굴이 일순 굳어졌지만 곧 억울하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그건 우리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손아영이 인상을 찌푸리며 항변했다. 신지은은 냉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지만 그 웃음에는 아무런 온기도 없었다.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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