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피의 경험
강인호는 신지은의 설명이 늦어지자 위험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뭐야, 아직 변명거리도 생각 못 했어?”
“...누가 변명거리를 생각한대?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한 거지. 이건... 말이 길고 좀 복잡해서 지금 당장 설명하기는 좀 힘들어.”
신지은이 슬쩍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천천히 말해. 어차피 지금 우리 시간 많아.”
“......”
“알았어. 사실은 이래. 며칠 전에 내가 회사 가서 오빠 귀찮게 했잖아? 그러고 나서 내가 기절했다가 꿈을 꿨어.”
“꿈에서 민유한이 나한테 약을 먹여서... 덮치려고 했는데, 오빠가 제때 와서 막아줬어.”
“그런데 신온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내 꿈이랑 완전히 똑같은 거야.”
강인호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신지은을 쳐다봤다.
“꿈?”
그 눈빛은 마치 진심이냐고 라고 묻는 듯했다.
신지은은 그 시선에 양심에 찔렸지만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응, 꿈. 아주 생생한 꿈이었어.”
“꿈속에서 민유한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랑 결혼하려고 했어. 심지어 나를 이용해서 오빠를 함정에 빠뜨리고, 결국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게 했어.”
그녀는 전생의 초반부 기억을 떠올리며, 반은 진실, 반은 거짓을 섞어 말했다.
“원래는 나도 이 꿈을 안 믿었어. 그런데 이번 동창회에서 또 꿈속 장면이랑 똑같은 일이 벌어졌어.”
말을 마친 그녀는 진지하고 신중한 눈빛으로 강인호를 바라봤다.
“내 생각엔 이건 하늘이 나한테 주는 경고 같아.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신온 별장 일이나 어제 동창회 일이 꿈이랑 똑같을 수가 있겠어.”
강인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본능적으로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신지은의 눈빛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어젯밤에 날 민유한으로 착각한 거야?”
강인호는 신지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아쉽게도 아무것도 알아챌 수 없었다.
신지은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꿈속에서 나랑 오빠의 모든 불행은 민유한이 나를 덮치려던 그 일부터 시작됐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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