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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너도 나처럼 할 수 있어

신지은은 책상 위에 쌓여 있는 두꺼운 서류 뭉치를 보고 잠시 얼어붙었다가 곧 고개를 들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오빠, 이거 잘못 가져온 거 아니야? 내가 알아야 하는 건 온정 그룹 이사회랑 각 부서 임원 정보잖아.” “잘못 가져온 거 아니야.” 그녀의 속마음을 단번에 꿰뚫은 강인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해강 그룹은 온정 그룹보다 규모도 크고 인맥 구조도 훨씬 복잡하니까 해강 그룹 걸 제대로 파악하면 온정 그룹을 맡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신지은은 반박할 수 없었고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이 묘하게 찡해왔다. 이건 해강 그룹의 핵심 기밀을 내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신지은은 복잡한 눈빛으로 강인호를 바라봤다. “오빠는 내가 이 자료를 가지고 오빠를 배신할까 봐 겁나지 않아?” “그럴 거야?” 그는 평온한 눈빛으로 그녀를 마주했다. 사실 이 자료를 내놓을 때, 강인호도 일종의 도박을 한 셈이었다. 그는 만약 신지은이 끝내 자신을 실망하게 한다면 이번엔 정말로 놓아주리라고 다짐했다. 비록 신지은을 사랑하지만, 그도 자존심이란 게 있으니 더 이상 무시당하거나 짓밟히고 싶지 않았다. 물론, 신지은은 그의 이런 마음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그의 평온한 눈빛을 마주하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안 그럴 거야!” 그녀의 말이 진짜인지 아니면 거짓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강인호는 그녀가 생각도 안 하고 바로 대답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였기에, 아무리 기뻐도 그저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자료부터 봐.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 신지은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인 다음 강인호가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는 걸 보고 시선을 거두고 앞의 서류를 내려다봤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살짝 실망감이 어려있었다. 조금 전에 그렇게 솔직하게 굴었는데, 강인호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아서였다. ‘내 말을 안 믿는 거겠지.’ 하지만 곧, 그녀는 고개를 들어 다시 마음을 다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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