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그를 바라보기만 해도 역겨워

검은색 차 안, 강인호는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신지은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잘생긴 이목구비는 어둠에 잠겨 있어 표정을 읽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신지은은 공기로부터 전해져오는 그의 쌀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당황했다. 며칠 전, 그녀는 인호 오빠한테 민유한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는데, 오늘 결국 같이 있는 모습을 들키고 말았다. ‘인호 오빠가 분명 오해했을 거야. 안 돼, 설명하러 가야 해!’ “민유한, 손 놔!” 신지은은 시선을 돌리며, 자신을 잡은 민유한의 손을 힘껏 떨쳐내려 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그녀를 붙잡았는데, 당연히 순순히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다시금 표정을 정리하고 허리를 낮추며 애원했다. “지은아, 제발 나한테 이러지 마. 나 정말, 정말로...악!” 민유한이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질렀다. 민유한은 잡고 있던 신지은의 손을 놓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아래쪽을 감싸 쥔 채 주저앉았다. 그가 그녀를 놓아주지 않자, 신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그의 약점을 그대로 걷어찼다. 민유한을 떨쳐낸 신지은은 강인호가 있는 쪽으로 망설임도 없이 달려갔다. 그녀는 강인호가 자신이 도착하기 전에 떠날까 봐 숨이 차도록 뛰었다. 다행히, 도착했을 때 강인호는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인호...오빠...내 말 좀 들어줘...!” 신지은은 차 창문에 매달려서는 숨을 고르기도 전에 급히 말하기 시작했다. “일부러...만나러 한 거 아니야...” 숨이 가빠 제대로 말도 잇지 못하면서도 애써 설명하는 그녀를 보자, 강인호의 마음은 저도 모르게 풀려버렸다. 신지은이 어떤 이유로 민유한을 만났든,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그는 알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됐어. 더 말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신지은은 그가 자신의 설명을 듣기 싫어한다고 오해했다. 급한 마음에 차 문을 열고, 그녀는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 “인호 오빠, 화내지 마...정말 일부러 만난 거 아니야...” 붉어진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는 신지은의 눈가에는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