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안유정 씨도 알겠지만 승우 오빠는 오래된 감정을 쉽게 버리지 못해요. 그쪽만 원하면 계속 먹여 살려줄 수 있지만 그래도 분명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네요.]
[감정은 선착순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오빠가 날 먼저 만났다면 둘은 낯선 사람보다 조금 가까운 동창일 뿐이겠죠. 여자는 가꿔야 해요. 매일 맨얼굴로 다니면 어떤 남자가 집에 가고 싶겠어요?]
[어린 게 다는 아니지만 나이 먹고 어린 아가씨랑 기 싸움 하는 것보단 낫겠죠. 승우 오빠는 오늘도 나한테 예쁘다고 했어요.]
[짜잔, 승우 오빠가 준 반지인데 직접 디자인했대요.]
[안유정 씨, 이해할 수 있죠? 우린 진심으로 사랑해요. 그쪽만 동의하면 그 집은 이별 선물로 남겨줄게요. 어차피 오빠가 나한테 새집 줄 테니까.]
...
비슷한 내용이 여러 개 올라왔고 하나같이 별로 길지도, 수준이 있는 말도 아니었지만 말끝마다 안유정의 이름을 부르고 나이를 언급하며 백승우와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게 불여우 구린내가 화면을 뚫고 진동했다.
백승우에게 보조배터리를 빌려준 여경은 우연히 그 모습을 보고는 곧장 비웃음을 터뜨리며 더욱 경멸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밖에 있는 여자가 아내에게 그런 메시지를 보냈다는 건 아무리 그가 이혼하지 않아도 밖에서 다른 가정을 꾸릴 생각이 있다는 뜻이었다.
본인만 안유정에게 숨기는 게 그녀를 사랑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백승우는 오싹함을 느끼며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메시지는 애피타이저에 불과했고, 채팅 기록을 내려보니 임진희가 하루가 멀다 하게 안유정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그에게 요구했던 선물, 돈을 이체한 기록, 심지어 잠이 든 후 함께 기대어 있는 낯 뜨거운 사진까지...
백승우는 사진 속 이미지를 보고 갑자기 메스꺼움을 느끼며 구역질이 났다.
옆에 있던 형사들도 상황 파악을 마친 뒤 그의 반응을 보면서도 동정심을 갖지 않았다.
백승우는 힘겹게 여형사에게 보조배터리를 넘겨주며 흐트러진 표정으로 부탁했다.
“돌아가서 볼게요. 저... 유정이 행방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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