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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이미 끝없는 절망에 이성이 무너진 그는 상대가 애매하게 국내 주소를 알려주고 난 뒤에야 쓴웃음을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 당연히 상대는 그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었지만 그는 캐물을 여유가 없었다. 그날 이후에도 비슷한 전화는 끊이지 않았다. 모두 안유정을 여기저기서 봤다며 백승우에게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그중에는 사기꾼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실낱같은 희망을 잡기 위해 어쨌든 돈을 줬다. 소위 사례금은 결국 물거품이 되어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아무런 파문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백승우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념 하나에만 매달린 채 누군가 전화로 만나자고 해도 대뜸 나가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접근하는 여자들도 있었는데 모두 매혹적인 옷을 입고 불순한 동기를 가진 채 솔직하게 목적을 드러냈다. “백승우 씨, 제가 친구가 좀 많은데 외로우면 저희가 옆에 있어 줄게요.” 물장사를 하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였지만 백승우는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꺼지라는 말만 했다. 나중에는 사기를 치는 사람도 없어 하루 종일 휴대폰이 그보다 더 조용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결국 그의 집에서 일이 벌어졌다. 그날 오후, 도우미가 문을 두드려도 백승우는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고 귀찮게 굴지 말라는 말조차 하지 않자 도우미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살펴봤다. 결과 그가 의식을 잃고 카펫에 쓰러져 있었고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였기에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겼다. 백강훈, 김순영 부부는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사이 부쩍 늙었고 응급실 밖을 지키는 그들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하필 의사가 나쁜 소식을 전했다. “환자는 탈수와 영양실조로 실신한 겁니다. 당장은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마음의 병이라 정도가 심각해 서둘러 치료를 받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경향도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김순영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백강훈도 기절하기 직전이었지만 아내와 아들을 챙겨야 했기에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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