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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영상 속 백승우의 모습이 제법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우리말을 모르는 외국인들도 그의 표정과 자막을 통해 절망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에요.” 안유정은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독립적인 개체이고 누구 없이 못 산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정말 이런 일로 삶을 포기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죠. 그 사람 뜻대로 해준다고 누가 희생할 수는 없으니까요.” 단호하게 마음을 먹은 그녀는 백승우가 앞에서 서럽게 울어도 절대 돌아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리사도 미소를 지었다. “그럼 됐어요. 어쨌든 마음 놓고 여기 있어요. 최근 숲에 눈보라가 쳐서 근처 도시로 가는 길도 막혔으니까 같은 사람으로 오해해도 그쪽에 가서 소란을 피울 기회가 없어요.” 안유정은 가슴에 따스한 온기가 스며드는 것을 느꼈고 갓 구운 비스킷을 맛보고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고마워요. 비스킷이 정말 맛있네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물 흐르듯 지나고 어느새 마을 주민들에게는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다. 밖에서 일하던 많은 젊은이가 가족들과 재회하기 위해 이날 특별히 돌아왔다. 오두막에 혼자 살고 있던 안유정은 동네에 꽃을 사러 갔다가 돌아와 얼마 전에 완성한 그림을 벽에 걸어두며 명절을 준비했다. 오히려 리사가 사려 깊게 찾아와 특별히 초대했다. “참, 지원. 내 남동생 조쉬가 오늘 밤 집에 오는데 우리 둘만 있기엔 너무 썰렁해요. 같이 명절 보내지 않을래요?” 다른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안유정도 마땅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꽃을 정성껏 고르고 고양이와 따뜻한 커피를 챙겨 리사의 집으로 찾아갔다. 평소 혼자 살던 리사는 비슷한 또래의 여성 친구가 생겨서 정말 기뻤고 바닥에 놓인 장식품들을 보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동생이 사 와서 달기로 했는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 같아요.” 높이가 2미터에 육박하는 크리스마스트리는 벽난로 옆에서 특히 아름다웠지만 별을 꼭대기에 달기 위해 힘겨운 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안유정은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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