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하지만 하도하의 크고 위압적인 존재감, 매서운 눈빛, 강렬한 기세는 아무리 피하려 해도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다.
이연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도하야, 언제 지원이랑 결혼식 올릴 생각이니?”
하도하의 시선이 성지원을 향했다. 그는 긴 손가락으로 식탁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정말 뻔뻔한 사람이야. 할머니가 분명 본인한테 물어봤는데!’
이연자는 능청스럽게 넘겼다.
“지원이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요? 그럼 너는 언제가 좋겠어?”
하도하의 손끝이 다시 식탁을 두드리자 성지원의 심장이 덜컥거리며 마치 그 손끝이 가슴 위를 그대로 두드리는 것처럼 따라 떨렸다.
“사실은...”
성지원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려던 순간 이연자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자 급히 말을 바꿨다.
“빠를수록 좋겠죠.”
이연자는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하의 표정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기회를 줬는데 자초한 건 너야.’
그는 냉정하게 손가락을 멈추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원이 말대로 하죠. 할머니가 수고 좀 해주세요.”
“정말 잘 됐다.”
이연자는 손뼉을 치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바로 준비 시작할 거야.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다들 내 지시에 따라야 해.”
말을 마친 이연자는 가방을 들고 바쁘게 자리를 떴다.
그 순간부터 성지원의 심장은 콩닥거리며 조마조마했다.
맞은편에 앉은 하도하의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리우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눈빛은 사냥감을 노리는 매와 다를 바 없었다.
잠시 후, 그는 비웃듯 말했다.
“잘했네.”
성지원은 그의 말에 담긴 조롱을 모를 리 없었다.
그녀는 애써 설명하려 했다.
“도하 씨, 당신 생각처럼 그런 게 아니라...”
“아니라고? 그럼 조금 전 누가 할머니한테 빠를수록 좋다고 했지?”
그의 시선은 냉혹했고 말투엔 혐오가 가득 담겨 있었다.
‘여자들은 다 똑같아. 탐욕스럽기 그지없지.’
“정당한 신분은 이미 줬어. 그조차도 필요 없다면 지금 당장 꺼져.”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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