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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막 샤워를 마친 성지원은 보수적인 잠옷 차림에 긴 머리를 묶어 하얀 목덜미가 드러나 있었다. 시원한 재질의 긴 바지 아래로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열 개의 발가락은 동그랗고 앙증맞았으며 손질된 핑크빛 손톱은 건강해 보여 귀여운 인상을 풍겼다. 하도하는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야?” 성지원은 그가 계속 자신의 발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아채고 무의식적으로 발가락을 오므렸다. “우주에 관해 얘기 좀 하고 싶어서요.” 하도하와 시선을 맞추려면 고개를 들어야 하는 성지원은 처음으로 168cm의 키가 작게 느껴졌다. 하도하의 시선은 그녀의 발끝에서부터 위로 천천히 올라가 얼굴에 멈췄고 몇 초 후 등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들어와.” 성지원은 별생각 없이 그를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하도하의 침실은 회색과 흰색 위주로 꾸며져 있었고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였다. 주인처럼 차갑고 절제된 느낌도 들었다. 그는 곧바로 서재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성지원이 따라 들어오지 않자 다시 재촉하듯 말했다. “성지원.” 성지원은 문밖에 멈춰 서 있다가 하도하의 부름에 서재 안으로 들어갔다. 하도하는 책장에서 노트 한 권을 꺼내 그녀에게 던지듯 건넸다. “가져가서 잘 봐.” “이게 뭔데요?” 노트를 연 성지원은 하우주의 기호와 주의 사항이 빽빽하고 힘 있는 필체로 쓰인 기록을 발견했다. 이건 성지원에게 뜻밖의 선물이었다. 성지원은 멋대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거 하도하 씨가 쓰신 거예요?” 글씨에는 힘이 있었고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면서도 위압감이 느껴졌다. ‘이 글의 주인은 분명 목표가 크고 세상을 내려다보는 시야를 가진 사람일 거야.’ 하도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성지원은 그가 직접 쓴 거라고 확신했다. ‘아이를 아끼는 아버지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세세하게 적을 리 없지. 엄마 말이 맞네. 하도하가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고 소문나 있어도 좋은 점은 분명 있어. 적어도 하우주에게 있어서 좋은 아빠잖아.’ 하도하는 웃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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