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하도하는 여전히 불만스러웠다.
‘밥 좀 가져오라고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야? 혹시 나한테 불만 있어서 일부러 시간을 끈 건가? 아니면 길을 잃기라도 했나? 정말 그렇다면 저 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었는지 뚜껑 열어 확인해 보고 싶네. 도대체 얼마나 멍청하면 그럴 수가 있지?’
“주방에 사람이 없길래 뭘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달걀이랑 소고기 넣고 국수 만들어 봤어요.”
성지원이 얌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사실 냉장고에 있던 재료라고는 그게 전부였다.
‘주방에 사람이 없었다고? 그럴 리가 없을 텐데...’
하도하 부자는 식사 시간이 들쑥날쑥해서 주방엔 항상 조리된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셰프들도 교대로 24시간 근무 중이었다.
게다가 하씨 가문 저택은 워낙 넓어서 주방도 여러 개였다.
하도하는 국수 안의 재료를 보자마자 그녀가 진짜로 다른 주방에 갔다는 걸 알아챘다.
이 재료들은 그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작은 주방 냉장고에 보관된 것들이었다.
하도하는 매우 까다로운 입맛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날 때면 작은 주방에서 간단한 집밥을 직접 만들어 먹곤 했는데 최근엔 너무 바빠 한동안 요리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백 집사는 꾸준히 신선한 식재료를 냉장고에 채워두고 있었고 오늘 성지원이 바로 그걸 활용했던 것이다.
하도하는 뜻밖으로 재능 있는 요리사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는 눈앞에 놓인 국수를 무심히 들여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 고수 못 먹어.”
“그래요? 그럼 제가 골라드릴게요.”
성지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젓가락을 들어 그릇 속의 고수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골라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길은 조심스러웠고 태도는 마치 주인을 모시는 하녀처럼 자연스러웠다.
하도하는 가까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짙은 눈썹, 커다란 눈망울, 도톰한 입술 그리고 희고 매끈한 피부는 마치 투명한 도자기처럼 빛나고 있었다.
문득 그녀가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무리 비싼 화장품을 써도 저 같은 피부는 못 만들어요.”
‘당시에는 비웃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정말 자부심을 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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