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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겉과 속이 다르고 가식적이라니. 그 단어들은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문정우의 마음을 파고들었으며 문정우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그러나 그게 진실한 문정우의 모습이었기에 문정우는 한 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 지난 6년간 문정우는 성지원을 위선적으로 대했으며 그녀 앞에서 거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문정우는 성지원을 이용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녀를 싫어했고 또 한편으로는 뻔뻔스럽게 성지원을 감동시켰다. 문정우는 이제야 문득 자신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강은호의 말대로 성지원한테는 문정우야말로 가장 잔인하고 무서운 악마였다. 성지원이 예전에 문정우를 보호했던 것처럼 하도하를 편들자 문정우는 온몸이 아프고 질투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문정우는 성지원의 휴대폰을 손에 꼭 쥐었으며 두 눈은 밤새 잠을 못 자서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지원아, 내가 미안해. 그렇게 오랜 시간 너랑 함께했지만 진심으로 널 대한 적이 없었어. 네가 원하면 우리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 지난 6년 동안 너에게 진 빚을 배로 보상해 줄게.” “과거로 돌아간다고?” 성지원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내가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것들은 너의 거짓말에 이용당하고 상처로 얼룩져서 무자비하게 버려졌어. 그런데 어떻게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거야?” 문정우는 목소리가 쉬었고 붉어진 두 눈에는 성지원만 담을 수 있었다. “지원아, 네가 하도하를 떠나서 나한테 와 준다면 네가 한때 원했던 모든 걸 다 줄게. 이번에는 나 진심이야. 더 이상의 거짓말과 이용은 없어.” 거짓말과 이용이 없다고 해도 그건 이제 성지원이 원하는 게 아니었다. 성지원은 더는 문정우를 보지 않았고 목소리도 평온을 되찾았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네. 문정우, 난 이미 결혼했어. 너한테도 백설희가 있잖아. 앞으로 그런 말을 다시는 꺼내지 말았으면 좋겠어.” “지원아, 넌 하도하에 대해 전혀 몰라. 그 남자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야. 그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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