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지원아.”
하윤은 복잡한 표정으로 성지원을 바라보았다.
성지원은 품에 안겨 잠든 하우주를 보며 밖의 상황에는 무관심한 표정이었다.
문정우는 성지원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바늘로 찌르듯 아팠다. 문정우는 성지원의 휴대폰을 꺼내며 최대한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지원아, 휴대폰 가져왔으니까 내려봐.”
성지원은 문정우의 말을 무시했다. 이때 강씨 가문의 대문이 열렸고 성지원은 문정우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말고 들어가세요.”
“지원아.”
차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으며 문정우는 다급하게 성지원의 이름을 불렀다.
성지원은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이 아파 더 이상 아무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으려는 듯 두 눈을 감았다.
사실 문정우는 직접 여기까지 올 필요가 없었으며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게 두 사람에게 다 좋은 일이었다.
그들은 한때 얼마나 가까웠으면 지금은 그만큼 어색한 사이였다.
만약 문정우가 조금이라도 이성적이라면 휴대폰을 경비원에게 넘겨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하지만 문정우는 그렇게 하지 않고 즉시 차에 올라타고 강씨 가문으로 따라 들어갔다.
두 대의 차가 앞뒤로 나란히 주차되어 있었고 문정우는 차에서 내려 깔끔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밖에서 성지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지원이 한참 동안 차 안에서 움직이지 않자 하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원아, 그냥 나가서 얘기해 봐. 피해 봤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우주는 내가 차에서 돌보고 있을게.”
성지원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한참 후에야 조심스럽게 하우주를 내려놓고 차에서 내려 옆으로 걸어갔다.
문정우는 뒤를 따라가면서 가녀린 성지원의 뒷모습을 보며 당장이라도 성지원을 꼭 껴안고 싶은 강한 욕구가 솟구쳤다.
문정우가 아무 말도 없자 성지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한테 할 말 있는 거 아니었어? 해.”
“집에 일이 생겼었다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차가운 성지원의 목소리에 문정우는 한참 지나서야 입을 뗄 수 있었다.
성지원은 고개를 돌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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