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널 보고 있으면 그냥 역겨워.”
나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너랑 박윤성 둘 다 내 눈앞에서 꺼져줄래?”
조민서의 얼굴이 굳었다. 말 그대로 충격에 얼어붙은 얼굴이었다.
“지연 씨, 진짜 미친 거 아니에요?”
한참을 말없이 서 있더니, 조민서는 겨우 입을 열었다. 거의 이를 악무는 듯한 목소리였다. 그녀는 안간힘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냥 얼굴 보러 온 것뿐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적대적으로 굴 필요 있어요?”
“그래.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나는 조민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이제 꺼져줄래?”
“윤성아...”
조민서는 갑자기 불쌍한 척하며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내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자, 그녀 특유의 비꼬는 말투조차 쓸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박윤성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오히려 나에게 다가왔다.
박윤성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나를 바라봤다.
힘을 풀기는커녕 그대로 나를 침대에서 안아 들었다.
“이제 힘이 좀 돌아왔나 보네.”
그의 낮고 무심한 목소리가 내 머리 위로 서늘하게 내려왔다.
“아무 일 없으면, 집에 가서 푹 쉬어.”
이미 모든 걸 혼자 결정해 버린 단호하기 짝이 없는 말투였다. 협의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다.
내가 아무리 강하게 거부해도 결국 박윤성은 날 병원에서 끌고 나와 집으로 데려갔다.
가는 내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해봤자 그는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을 테니까.
검은색 리무진이 도로 위를 달렸다. 나는 창문에 기대 눈을 감고 있었고 박윤성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가끔은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얼음장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게 된 건지 의아할 따름이다.
예전의 나는 활기차고 밝은 사람이었다. 누가 말을 걸지 않으면 내가 먼저 다가가 말을 걸 정도로 적극적인 사람이었는데, 이젠 그저 조용히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차는 곧장 박윤성의 본가에 도착했다.
그는 나를 안은 채 방으로 데려갔다. 지나는 동안 마주친 가사도우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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